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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목소리 담아 독자 공감대 넓혀야…'킬러 콘텐츠' 발굴도"

■서울경제 독자권익위원회

경제 핵심이슈, 분석의 ‘깊이’와 보도의 ‘집요함’ 추구를

심층기획 때 TF 꾸려 외부 전문가와 공동 제작도 필요

정부 규제개혁회의 후 실제 풀리는지 '추적보도' 하고

경제지만의 시선으로 같은 내용도 종합지와 차별둬야

토요일자, 제호 다른데 평일지면과 차이없어 아쉬워

서울경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8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김광덕(왼쪽부터) 본지 논설실장,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최진녕 법무법인 CK 대표변호사,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김희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장, 홍준석 본지 편집국장. 이호재 기자




독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서울경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가 출범했다. 독자권익위는 뉴스 생산자가 아닌 뉴스 소비자의 관점에서 서울경제가 제작한 모든 뉴스 콘텐츠를 평가하고 미디어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8월 1일로 창간 62주년을 맞는 서울경제는 독자권익위를 통해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뉴스 제작에 폭넓게 반영할 계획이다. 위원장에는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낸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이 맡았다.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과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최진녕 법무법인 CK 대표변호사, 김희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장 등이 위원으로 활동한다. 독자권익위의 첫 회의는 본사 회의실에서 이달 8일 열렸다. 회의에 앞서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제3자적 관점에서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주시면 언론으로서의 역할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위원님들이 보기에 ‘공부’가 덜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가감 없이 지적해달라”고 당부했다.



첫 회의를 관통한 위원들의 메시지는 ‘깊이’와 ‘집요함’이었다. 공짜 뉴스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뉴미디어 시대에 신문의 존립 가치는 깊이 있는 심층 기획과 해설, 끝까지 추적하는 취재기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김세호 위원은 “왜 서울경제신문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부터 던지며 말문을 열었다. “그저 그런 기사가 떠다니고 온라인·오프라인 신문이 넘쳐 나는 세상”이라며 “경제 신문 구독자는 경제 핵심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프리미엄 정보를 원하며 그냥 ‘뉴스’만 담는다면 신문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현정택 위원장은 “경제 정론지로서의 통찰력과 품격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위원들은 심층 이슈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현 위원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는 ‘인플레이션’과 ‘규제 개혁’ 등 두 가지를 핵심 이슈로 꼽고 “의제별로 편집국 간부가 팀장을 맡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 위원장은 규제 개혁과 관련해 6월 7일자 ‘尹, 이달 규제혁신전략회의 주재…모래주머니 제거 속도 낸다’ 보도를 언급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전날 ‘단독’으로 표기된 것을 보면 회의 개최라는 팩트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회의 이후 정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추적 보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위원장은 “역대 정부에서 규제 개혁 회의를 개최한 뒤 언론의 보도 형태를 보면 규제가 금방 다 풀릴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몇 년 걸린 것도 있었다”면서 “이런 측면을 유념해서 보도하는 게 경제 정론지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사 제목에 ‘모래주머니 제거 속도 낸다’는 표현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세호 위원은 노동과 교육·연금 개혁 등 새 정부의 3대 개혁 과제를 기획 시리즈로 다뤄달라고 했다. 김 위원은 “대선과 지방선거가 끝난 시점이어서 언론사마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 등에 대한 각종 제언이 많지만 전반적으로 큰 임팩트가 없고 일회성으로 묻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게재된 기획 시리즈인 ‘다시 기업을 뛰게 하자’ 보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위원은 “일반론에 치우치고 상투적인 내용을 훑고 말아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심상민 위원은 “새 정부 출범 초기에 적합한 주제이지만 기자들이 현장을 뛰어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생동감과 기사 몰입도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김희숙 위원은 “깊이 있는 지식과 미래지향적인 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당부하면서 5월 24일자 ‘연봉 적고 지방 싫다 청년 엑소더스…연구소 절반 5년 내 문 닫아’ 보도를 좋게 봤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각 연구소의 연구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나름의 해법까지 ‘3종 세트’를 제시했다”며 “기사의 완성도가 높고 경제지 성격에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경제지로서의 차별성을 주문한 사례도 있었다. 김세호 위원은 5월 30일자 ‘칸 점령한 K무비’ 보도에 대해 “의미 있는 수상인 만큼 비중 있게 다룬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기사 내용이 칸 수상에서 끝나 종합지와의 차별성이 없는 것은 아쉽다”고 했다. 그는 “칸 시상식을 계기로 문화 수출과 문화 산업을 조망하는 후속 기획 기사를 보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심층 보도를 위한 구체적인 제언도 나왔다. 양준모 위원은 “기획 단계부터 각계 전문가를 포함시켜 취재와 기사 작성까지 공동 작업을 하면 깊이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 위원장은 경제 보도의 심층성을 보강하기 위해 기자 재교육을 주문했다.

서울경제 독자권익위 첫 번째 회의 모습./이호재 기자


최진녕 위원은 법조인의 관점에서 헌법적 가치를 제대로 담아낸 사설을 호평했다. 최 위원은 5월 5일자 ‘누더기 검수완박에 사법 혼란…헌재 속히 효력 정지해야’ 사설에 대해 “단순한 현안 비판을 넘어 구체적인 해법까지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검수완박’ 3회 시리즈에 대해서는 “검수완박 법제화가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미흡한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을 다룬 5월 11일자 1면은 기사 없이 간명한 메시지로 근접 인물 사진만 다룬 색다른 편집이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온라인 기사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김희숙 위원은 6월 3일 온라인에 표출된 ‘해설이 있는 경제 뉴스’ 코너의 ‘넷플릭스의 미래 불투명하게 만든 것은…’ 보도를 매우 좋게 읽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넷플릭스의 구독자 감소 이유를 콘텐츠 제작 방식의 획일성과 경영진의 정책 혼란 등으로 설명했다”며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깊이 있는 해설이 돋보였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다만 “넷플릭스 보도는 유튜브용으로 제작하고 다시 온라인 뉴스화했다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콘텐츠가 정작 신문 지면에는 실리지 않았다는 게 의아했다”고 했다. 아울러 “온라인 뉴스의 선정적인 제목이 거슬렸고 경제지라는 정체성에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심 위원은 언론학자 관점에서 오프·온라인 융합(O2O·Offline to Online) 전략을 제시했다. 심 위원은 “서울경제는 미래에 다가올 뉴스 유료화에 준비가 됐느냐”고 질문한 뒤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강력한 ‘킬러 콘텐츠’를 발굴해 지면에 싣고 이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확장해 최종적으로는 영상화하는 ‘토털 저널리즘’으로 포지셔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킬러 콘텐츠는 온라인 뉴스 유료화에 성공한 뉴욕타임스(NYT)의 사례에서 보듯 기자들이 발로 뛴 결과로 만든 기획·탐사물”이라며 “전문가들의 코멘트에만 의존하지 말고 독자적인 분석까지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서울경제 기자 4명이 ‘자본주의 어른을 위한 경제 기사 활용법’이라는 책을 냈다는 보도를 접했는데 이런 콘텐츠를 지면 혹은 온라인 연재로 확장하는 게 뉴미디어 시대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양 위원은 토요일자 지면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양 위원은 “토요일자 제호가 평일 제호와 다른 것은 뭔가 다름을 추구하는 것일 텐데, 일반 지면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며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문 지면의 세밀한 대목까지 신경을 써달라는 주문도 쏟아졌다. 심 위원은 “2~5면의 ‘지면 타이틀’이 기사 제목 같기도 하고 다소 장황한 데다 이슈별로 매일매일 달라져 지면 연속성이 단절된 느낌을 준다”며 “혼선을 없애거나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간결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지면 한 면을 할애하는 인터뷰에는 이해를 돕기 위해 그래픽을 넣는 것이 어떠냐”고 제언했다. 그는 사설에도 시도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은 1면 또는 2면에 간략한 지면 안내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리=김상용 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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