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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우주는 유한해도 희망은 무한에 가깝다”…갱스터 물리학자의 자전 에세이

■퀀텀 라이프

하킴 올루세이·조슈아 호위츠 지음, 까치 펴냄





“아이들이 꿈을 꾸는 한 한계는 없다. 수천억 조 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우리 우주는 매우 광활하다. 그러나 무한하지는 않다. 유한하다. 내가 관측한 것 중에 무한에 가장 가까운 것은 바로 희망이다.”

신간 ‘퀸텀 라이프’는 ‘갱스터 물리학자’로 불리는 하킴 올루세이의 자전적 에세이다. 폭력과 범죄가 만연한 미국 남부 빈민가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문제아로 살다가 우여곡절 끝에 미항공우주국(NASA) 과학 임무국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흑인 물리학자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인종차별의 장벽과 지독한 가난, 마약 중독, 개인적인 절망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희망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는 위험한 동네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섯 살 때부터 눈을 마주쳐도 되는 사람과 절대로 마주치면 안 되는 사람을 구분하는 법을 배웠다. 그의 가족들은 먹고 살려고 마약을 제조해 판매했고 그 역시 용돈벌이를 위해 대마초를 팔았다. 중학교 때는 주말 밤마다 술집을 드나들었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마치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하는 짐승과 같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과학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갈증이 있었다. 지능지수(IQ) 162인 올루세이는 어릴 적 22권짜리 ‘월드 북 백과사전’을 모두 읽었다. 고등학생 때는 상대성 이론을 시연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홀로 제작해 주립 과학전람회에서 대상을 타기도 했다. 이후 그는 흑인 대학 투갈로대에 입학했지만 대마초에 빠져 2년만에 자퇴했다가 재입학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부침을 겪는다. 스탠더드 대학원 물리학과에 입학해서도 백인이 가득한 곳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밤이 되면 마약을 찾아 뒷골목을 헤맸다. 그는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미는 갱스터들로부터 살아남은 뒤에나 마음을 다잡는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삶에는 무수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자신의 삶을 ‘양자 터널링’에 비유한다. 이는 거시 세계에서는 결코 통과할 수 없는 벽을 미시 세계의 입자가 뚫는 현상을 말한다. 미시 세계 속 입자는 파동처럼 움직이는데 이 성질 덕분에 확률이 아무리 희박해도 ‘0’만 아니라면 벽을 통과할 수 있다.

“나의 삶은 마치 새로운 벽을 마주해서 반대 방향으로 강하게 튕겨나가면서도 결국은 벽을 통과하는 데에 성공하는 진동 패턴과도 같았다. 나 자신이 바로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어 있지 않으며 삶은 이 양자역학의 원리에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산 증거이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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