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글로벌 증시 등 자산시장이 흔들리며 전 세계 500대 부호들의 재산이 1조 4000억 달러(1817조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자사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글로벌 부자 500명의 재산이 6개월 동안 이 같이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세계 각국이 완화된 통화정책을 펼치며 부호들의 재산이 크게 늘어난 것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모습이다. 1000억 달러(약 130조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는 올해 초 10명이었으나 6월 말 기준 그 숫자는 4명으로 줄었다.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620억 달러(80조 4760억 원) 가까이 감소했고, 2위 억만장자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약 630억 달러(81조 7740억 원)의 재산 손실을 냈다.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재산도 각각 493억 달러(63조 9914억 원), 234억 달러(30조 3732억 원)씩 줄어 들었다.
‘투자 귀재’로 꼽히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재산도 미국 증시 폭락의 여파를 피하지는 못했다. 버핏은 1분기만해도 가치 투자를 통해 재산을 늘렸지만 2분기 들어 미 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141억 달러(18조 3018억 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경우 회사 주가가 급락하며 655억 달러(85조190억 원)의 재산 손실을 기록, 억만장자 순위가 17위로 밀려났다.
가상화폐 붕괴로 큰 손실을 본 억만장자도 많았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960억 달러(124조6080억 원)의 자산을 기록하며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처음 등장했으나 6개월간 800억 달러(103조 84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인도 에너지 재벌 2명은 부를 불려 눈길을 끌었다.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반사 이익을 누린 것이다. 아다니 그룹 회장인 가우탐 아다니의 재산은 221억 달러(28조 6858억 원) 늘었고, 릴라이언스그룹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 재산도 30억 달러(약 4조원) 증가했다.
한편 통신은 이들 억만장자들은 재산이 크게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큰 부를 축적해둔 상황에서 이번 자산 폭락의 시기를 ‘기업 사냥’의 기회롤 활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계약,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로빈후드 지분 취득 등이 그 사례다. 자산운용사 파파마코우 웰너의 손 퍼킨 대표는 억만장자의 사고방식은 일반적인 통념과는 반대라며 이들이 주가 폭락 시기를 활용해 다른 기업을 싸게 사들일 기회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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