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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용, '글로벌 억만장자 모임' 참석 결국 포기

7월 6~9일 美 선밸리 콘퍼런스 불참

국정농단 이후 6년째…재판일정 부담

한국인 유일 초청에도 취업제한 발목

尹답방 어긋나고 檢인사도 변수 안돼

M&A, 현지 공장 착공 등 현안 산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합병'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세계 미디어·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의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을 올해에도 결국 포기했다. 유럽 출장을 다녀온지 얼마 안 돼 출국 명분이 적은 데다가 재판 일정이 이어지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시스템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M&A) 논의도 시일이 다소 걸릴 가능성이 생겼다. <관련기사> ▶[단독] 이재용 '선밸리 모임' 참석 가닥…6년 만에 글로벌 네트워크 재가동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달 6~9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의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코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2016년 이후 벌써 6년째 불참이다.

이 부회장은 애초 이 행사에 참여하는 방안을 준비했다가 취업 제한 상태에서 출국을 강행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 사업적 만남이 아니라 민간 사교 성격을 띤 행사라는 점이 결정적 포기 사유가 됐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해외에 나가려면 일일이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1심 재판에도 매주 출석하고 있다. 이달 초 검찰 인사로 공판 검사들이 대규모로 교체된 점도 변수가 되지는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답방 시기가 겹치지 않은 점도 발목을 잡았다.

이 행사는 미국 투자은행(IB)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회의다. 지명을 따 선밸리 콘퍼런스라고도 부른다. 첨단 산업과 투자 업계 거물들을 주로 초청하기에 ‘억만장자의 여름 캠프’라는 별칭도 있다. 올해 행사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이 참석한다.



이 행사는 단순 사교 활동뿐만 아니라 거대 기업의 수장들이 M&A나 협력 체계 구축 등을 논의하는 장으로도 유명하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2013년 워싱턴포스트 인수, 디즈니의 1996년 ABC 방송사 인수 논의 등이 모두 이 자리에서 시작됐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쿡 CEO와 직접 만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미국 외 지역 스마트폰 특허 소송 철회 계기를 마련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하다가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7년부터 발길을 끊었다. 이 부회장은 구속 수감 중이던 2017년 법정에서 “선밸리는 1년 중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6년 7월 7일(현지시간) 지니 로메티 당시 IBM 최고경영자(CEO)와 나란히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블룸버그


이 부회장은 한국인 가운데 유일하게 이 행사에 초청될 자격을 갖춘 인물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할 경우 시스템 반도체 관련 M&A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했다. 대만 TSMC를 제치고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M&A가 필수란 점에서다. 앞으로 5년 간 그룹 투자 금액을 450조원으로 잡아놓을 정도로 실탄도 충분하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앞으로 미국을 찾을 시기로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을 유력하게 지목했다. 순방 경제사절단만큼 명분이 확실한 계기가 없는 까닭이다. 미국은 지난 5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평택 공장을 직접 방문할 정도로 삼성전자와의 공급망 협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착공식 등 현지에서 풀어야 할 현안도 많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으로 풀려난 직후인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미국을 방문하지 않고 있다. 대신 지난달 7~18일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을 둘러봤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 직후 삼성전자는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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