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은행계 금융지주사가 상반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디지털 전환 지표를 공개했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은 플랫폼 합산 월활성이용자수(MAU)가 2000만 명에 육박하며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24일 금융지주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기준 그룹 합산 MAU가 198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1만 명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뱅킹 애플리케이션 쏠(SOL)과 결제 앱 플레이(pLay)가 각각 833만 명과 709만 명으로 메가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가운데 라이프 통합 앱인 ‘신한스퀘어’ 론칭 등에 힘입어 생활 플랫폼 이용 고객 규모는 271만 명으로 수직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내 2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뱅킹 앱 누적 가입자 수를 제시했다. 올 상반기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하나은행의 하나원큐가 1335만 8000명, 우리은행의 우리원(WON)뱅킹이 1954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비대면 여수신 상품 유치 실적도 내놓았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취급한 신용대출 7만 978건 중 90.16%인 6만 3995건을 비대면으로 판매했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신규 신용대출 중 비대면 가입 비중이 69.2%에 달했다.
다만 리딩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은 구체적인 디지털 전환 성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 등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앱 MAU는 5월 기준 1112만 명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중 단연 선두이자 금융앱 통틀어 1위인 토스(1371만 명), 인터넷전문은행 1위인 카카오뱅크(1275만 명)를 위협하는 규모다.
금융지주들이 디지털 전환 지표를 공개하는 것은 인터넷은행의 확장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동안에도 인터넷은행 3사는 가계대출 잔액을 늘리기도 했다. 여기에 당정은 대출 상품뿐만 아니라 예금 상품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을 비교·추천·판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업’을 3분기 중 시범 도입할 방침이다.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며 금융사들이 자체 플랫폼 키우기에 팔을 걷고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