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이준석 대표의 ‘양두구육(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한 것)’ 비판에 대해 “몇 분이 떠오른다. 주로 최고위원회에서 같이 했던 다른 최고위원들이 많이 떠오른다”고 28일 밝혔다.
천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CBS)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가 저격한 ‘카메라가 있으면 반달 웃음 짓고 카메라 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 지른다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의에 대해 “특정인은 아니고 여러 사람의 총합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를 다소 저격했던 분들이 당내에 적지 않다”며 “이 대표가 인기가 좋을 때, 카메라 앞에서는 다정한 모습을 연출한 분들이 한두 분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반달 웃음을 지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주로 여의도에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당 대표’ 문자가 노출된 이튿날인 27일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섬에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 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적었다. 윤핵관들과 윤 대통령을 향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었다.
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발언에 함축된 뜻이 분명하다고 해석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이 대표에 대해 총체적으로 내부 총질하는 당 대표라고 보고 계신다는 메시지가 명확하다”며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표현이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높지 않다고 꼬집었다.
메시지 파동 이후 윤리위의 고강도 징계에 윤심이 반영됐다는 안팎의 의구심이 증폭된 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면서도 “다만 두 차례의 큰 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 대표를 물러나게 하는 것에는 굉장히 큰 힘이 작용하고, 최소한 대통령께서 이 대표를 강하게 지키고자 하셨다면 이런 식의 절차가 진행될 수 있었을까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 대행의 메시지에 언급된 강기훈이라는 인물은 현 대통령실 행정관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천 위원장은 “강기훈이라는 인물은 행정관으로 일하고 있고 과거 ‘자유의 새벽당’이라고 하는 대안 우파를 표방하는 정당의 공동 창립자이자 대표”라고 소개했다.
이어 강 씨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부터 청년 정책 조언 등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왔으리라 언급했다. 천 위원장은 “강기훈이라는 분이 선거 과정에서부터 권 원내대표에게 여러 가지 청년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조언했다고 한다”면서 여성가족부 폐지, 장병 월급 200만원, 멸콩 챌린지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자유의 새벽당’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중국 공산당이 개입했다는 등 극우라는 얘기를 넘어서 굉장히 비합리적 극단의 영역에 있는 주장들이 많았다고 본다”며 “이런 인물이 여당 원내대표, 대통령과 소통하며 영향을 미쳐도 되는 것인지 (국민들이) 걱정을 하실 것 같다”고 했다. 계속해서 “(대통령실은) 행정관 이하의 프로필은 공개를 안 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의 국민적 관심사가 있다면 공개하는 것이 맞지 않나”고 촉구했다.
권 대표 대행이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선 “비난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직무대행 체제는 유지되리라 예견했다. 그는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게 되면 조수진 최고위원이 당대표 직무대행을 해야 한다. 그런데 조 위원은 초선”이라며 “비대위 체제는 위원장 인사, 권한 문제로 또다른 분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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