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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사실혼 배우자'도 친족이라는데… 타깃은? [뒷북경제]

총수의 친족은 규제 대상, 많을수록 불리

SM그룹 2대 주주, 내년부터 친족 될 듯

SK 기존에도 '관련자', 롯데는 해당 없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부터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의 사실혼 배우자를 친족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사실혼 배우자가 동일인의 친족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일인과 사실혼 배우자 사이에 법률상 친생자 관계가 성립된 ‘자녀’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해당 사실혼 배우자를 친족에 포함하게 됩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 20일까지 입법예고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의 발표를 두고 몇 가지 오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와 그 자녀를 친족으로 인정해주면서 정부가 사실상 ‘내연녀’를 두도록 권장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국내 대기업 총수 중 사실혼 배우자를 둔 것으로 가장 유명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번 개정안의 표적이었을 것이라 의심하기도 쉽습니다. 이러한 의심들이 오해인 이유를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정부가 나서 ‘재벌 내연녀’를 챙겨준다?=이번 개정안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나서 재벌의 내연녀까지 챙겨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친족 개념을 민법상 친족과 같은 것으로 착각해서 벌어진 오해입니다. 공정거래법에서 대기업 총수의 친족은 규제의 대상이기 때문에 많을수록 불리합니다. 총수는 이들이 보유한 주식 현황을 보고해야 하고 자료 허위·누락 제출이 발견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사실혼 배우자의 친족 포함’에 비판을 제기합니다. 이번 개정안은 동일인의 친족 범위를 축소하는 등 기업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사실혼 배우자 관련 내용은 일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측은 “사실혼 배우자가 계열회사의 주요 주주로서 동일인의 지배력을 보조하는 경우에도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돼 있어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었다”며 “제도를 합리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번 개정안은 SK(034730)를 겨냥한 것?=이번 개정안이 사실혼 배우자를 둔 것으로 유명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겨냥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최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은 공익법인인 티앤씨재단과 함께 이미 ‘동일인 관련자’로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내년 대기업집단 지정 때 김 이사장은 단순 동일인 관련자를 넘어 친족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개정안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업집단은 SM그룹입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이자 그룹 2대 주주격인 김혜란 씨가 일반 주주 신분에서 내년에는 총수의 친족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라와 우방산업 지분을 각각 12.31%, 삼라마이다스 자회사인 동아건설산업 지분을 5.68% 보유하고 있습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역시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 씨 사이에 자녀를 뒀지만 이번 개정안의 영향은 받지 않습니다. 신 전 회장이 사망했고 롯데그룹의 동일인 역시 신동빈 회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서씨의 자녀는 개정안과 별개로 이미 법률상 롯데 가의 일원으로 신고돼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동일인의 친족 범위 조정 등 대기업집단 제도 합리화를 위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혼 배우자 외 친족 범위는 축소=개정안은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동일인의 친족 범위를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현행 시행령은 특수관계인에 포함되는 동일인의 친족 범위를 혈족 6촌, 인척 4촌까지로 규정했으나 국민 인식에 비해 친족 범위가 넓고 핵가족이 보편화하는 상황에서 기업집단의 자료 제출 의무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친족 범위를 혈족 4촌, 인척 3촌까지로 축소하되 혈족 5~6촌 및 인척 4촌이 동일인의 지배력을 보조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친족에 포함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동일인의 지배력을 보조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요건은 △동일인 측 회사 주식 1% 이상을 보유했거나 △동일인·동일인 측 회사와 채무보증·자금대차 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입니다. 개정안 시행으로 60개 대기업집단의 친족 수는 8938명에서 4515명으로 약 49.5% 감소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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