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에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지면서 수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예년보다 빨리 어장이 형성됐고, 이에 어획량이 늘자 수산물 가격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폭우에 채소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는 것과 다르게 전어 등 난류성 어종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자 일부 지역에서는 유류비, 인건비 부담에 조업을 포기하는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이마트(139480) 등 유통업체들은 정부와 손잡고 수산물 특별 판촉에 나섰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을 생선인 전어 대(大)자는 최근 마리 당 992원에 거래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8%가 떨어졌다. 반면 유류비와 인건비는 예년보다 크게 오른 상황이다. 결국 일부 전어 선단은 조업을 포기했다. 다른 수산물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난류성 어종인 갈치는 전년 대비 36%가 싸졌고, 고등어는 3% 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물오징어 역시 지난해 대비 7%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동해안의 대표 어종 오징어는 가격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철 동중국해에서 산란기를 보낸 오징어가 높은 수온을 따라 서해 쪽으로 올라오며 국내 어획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어획량은 지난해 대비 20% 가량 늘어난 하루 평균 70여 톤, 경매 가격은 지난해 대비 1만원 가량 내린 1상자 당 4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추석 물가안정을 위해 비축 수산물 1만7973t을 공급함에 따라 수산물 가격은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추석이 본격적인 조업 시기보다 빠르고, 고물가 시대임을 고려해 △명태 1만1170t △고등어 1042t △갈치 952t △오징어 3367t 등을 전통 시장과 대형마트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이마트는 해수부와 협업을 통해 전어 전문 물류 네트워크를 개설, 선단들 조업 지원에 나섰다. 이마트는 서해안 전어 조업선 규모의 70%를 차지하는 서천 선단, 격포 선단 등과 협의해 60t 물량을 확보했으며, 여수 중앙 시장과 남해안 선단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판매처를 확보한 전어 선단은 더욱 적극적으로 조업할 수 있고, 고객들은 가장 맛이 좋은 햇전어를 1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전어는 금어기 동안 먹이를 충분히 섭취해 살이 오른 여름이 가장 먹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