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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역사 바라보면서 경제 도약·안보 위해 분골쇄신하라

남은 1700일, 노동·규제 개혁으로 성장동력 재점화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면서 국정 쇄신을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그 뜻을 받들겠다”면서 “앞으로 분골쇄신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새 정부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실망·분노와 정권 교체 열망으로 탄생했으나 아직 국민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30% 전후에 그쳤다. 새 정부가 내세운 자유민주주의, 민간 주도 시장경제, 한미 동맹 격상, 탈원전 폐기 등 정책 총론은 바람직한 방향이었다. 도어스테핑 등 소통 노력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만 5세 입학’ 등 정책 혼선과 부실·편중 인사 논란, 대통령의 말실수, 집권당의 내분 격화, 경제난 심화 등으로 민심을 잃었다. 하지만 이제 100일이 지났을 뿐이다. 앞으로 남은 1700여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 초반의 국정 혼선을 성찰하면서 경제 위기 극복과 구조 개혁에 매진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한국이 맞닥뜨린 현실은 엄중하고도 냉혹하다. 문재인 정부의 이념에 편향된 포퓰리즘 정책과 규제 사슬, 친노조 정책 등으로 잠재성장률은 2%로 추락했다. 또 신(新)냉전과 블록화가 가속화하면서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아야 선진 부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체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꺼져가는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 경제 도약을 이루려면 과학기술 초격차 확보와 인재 양성, 노동·규제·연금·교육 개혁이 필수적이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독일 사민당이 노동 개혁을 하다 정권을 17년간 놓쳤지만 독일 경제와 역사에 매우 의미 있는 개혁을 완수했다”며 노동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2003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골자로 한 하르츠 개혁을 밀어붙여 ‘독일병’을 치유했다. 윤 대통령은 또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공공 부문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 불굴의 의지를 갖고 이를 실천해가야 한다.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우리의 국익과 안보·평화를 지키려면 주변 강국들과 북한이 도발할 수 없도록 압도적인 힘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자체 국방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미 동맹 격상과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 복원으로 가치 동맹을 더 굳건히 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한 해법도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개한 대북 로드맵의 의미를 설명하며 “북한이 확고한 비핵화 의지만 보여주면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협상에 나서고 비핵화를 약속하더라도 그것을 지킨다는 보장이 없다. 북한은 과거에도 말로만 한반도 비핵화을 약속하고 핵 ·미사일 도발을 계속해왔다. 윤 대통령이 대북 관련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지 이틀 만인 17일에도 북한은 한미 연합 훈련 재개 등에 반발하면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핵 동결이 아니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핵 폐기 의지를 분명히 보일 때까지 섣불리 대북 제재의 기본 틀을 깨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4년 9개월 동안 국민과 역사를 바라보면서 위기 극복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분골쇄신해야 한다. 경제 도약과 안보 강화, 공정·법치 확립 등을 성공시켜 나라를 정상화하는 것이 정권 교체를 완성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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