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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속도, 종착점 토론해야”…“연준, 금리 최고치 도달해도 1년 유지”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에스더 조지 캔자스 시티 연은 총재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깜짝 감소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기준금리 인상은 계속되지만 속도는 조절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소폭 상승했습니다. 전날 1%가 넘게 하락했던 나스닥이 0.21% 상승했는데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0.23%,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055% 올랐습니다.

종목별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감소를 이유로 올해 가이던스를 내린 콜스(Kohl's)가 7.72% 빠졌고 라이언 코헨이 주식 처분계획을 밝힌 베드앤드배스가 19.63%나 폭락했는데요.

7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내년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는 비둘기파 위원이 쏘아올린 공도 한몫했지요. 오늘은 연준 안팎의 힘겨루기와 금리,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에스더가 쏘아올린 공 “금리인상 페이스 토론해야”…불러드 “9월에 0.75%p에 기울어”…델리 “3% 정도가 중립금리 더 올려야”


우선 이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가 의미있는 발언을 했는데요. 그는 “나는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방향은 꽤 명확하지만 얼마나 빨리 일어나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은 나와 내 동료가 계속해서 토론(debate)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7월 FOMC는 내부적으로 경기둔화를 강조하는 이들과 인플레이션의 지속화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맞서고, 절충이 안 되는 아직 하나로 모을 수 없는 주장을 한 데 모아 말했다. 그렇다 보니 애매하고 이해가 어려웠다”는 분석과 일치하죠.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경기둔화가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아주 예민한 부분이죠. 로이터통신은 “조지 총재가 금리인상 속도와 종착점(endpoint)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지요.

조지 총재는 6월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나홀로 반대했던 인물입니다. 그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헤드라인 수치가 완화한 것을 두고 사람들이 연준이 아마도 속도를 늦출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는 시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토론이 필요하다”거나 “우리는 많은 것을 했다(we have done a lot)”는 말 자체가 시장에 긴축속도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지요. 블룸버그통신은 “조지 총재가 (금리인상에) 신중한 어조(tone)를 보였다”며 “비둘기파적으로 들렸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지 총재의 말대로 연준이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그도 투표권을 가진 한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속도조절의 필요성에 관한 목소리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추가 금리인상은 모두가 동의하지만 속도와 최종수준에 대해서는 명확한 의견차이가 보인다. 연준


이날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9월에도 0.75%포인트(p)의 금리인상이 필요함을 시사했는데요. 그는 “다시 한 번 큰 움직임을 원한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정도로 상당한 압력을 가살 수준으로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왜 금리인상을 내년까지 끌고 가려는지 모르겠다”고 했죠. 올해 빨리 많이 올려놓자는 건데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긴급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금리를 올려서 수요를 낮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를 낮출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했죠.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경기침체를 불사하고서라도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메리 델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물가안정을 위해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우리는 올해 단계적으로 정말 빨리 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 공격적으로 인하하는 험프 모양(hump-shaped)의 금리경로를 원하지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험프는 위로 볼록한 모습을 생각하면 되는데요. 그는 “3% 근처라고 볼 수 있는 중립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 올해는 3%보다 약간 더 높게 그리고 내년에 이보다 좀 더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나는 인상 후 유지(raise and hold) 전략이 역사적으로 성공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중 델리 총재의 험프 발언은 사실상 내년에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카시카리 총재도 같은 취지의 말을 했었는데요. 켈시 베로 JP모건 애셋 매니지먼트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TV에 “시장은 내년 금리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이고 연준은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말하고 있는데 7월 회의록이 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인사이트를 줬다고 본다”며 “일부 참석자들이 제한적인 상황에 가면 이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한 게 그것인데 우리도 이쪽에 기울어져 있다. 여전히 임금 압력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FOMC 의사록, 연준 내년에 금리인하 안 한다 설득 못해”…“시장, 페드 풋 가능성 즐긴다”


이와 관련해 하나 더 볼 게 과거 사례인데요. 이전 금리인상기를 보면 연준이 금리 최종 수준(terminal rate)에 도달해도 1년 정도는 그대로 머무른다는데요. 베로 JP모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과거 금리인상 사이클을 보면 연준은 실질 기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 실질 기금금리는 -6%인데 이를 고려하면 할 일이 더 많다”며 “연준은 터미널 레이트에서 평균 7~12개월 정도 유지했다. 약 1년인데 지금 실업률이 되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 사례를 답습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5%이고 현재 기준금리가 2.25~2.50%니까 단순 계산으로 -6% 정도죠. 폭이 문제지 인플레가 수치는 내려가긴 하겠지만 금리가 더 높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특히 꼭지점을 찍더라도 급격한 회전보다는 한동안 유지한다는 거죠. 이것이 맞다면 내년 금리인하 확률은 꽤 떨어지는 겁니다.

이날 나온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그런데요.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5만 건으로 전주보다 2000건 감소했습니다. 전망치(26만 건)보다도 낮았는데요. 4주 이동평균도 2750건이 줄어 24만6750건으로 감소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높고 상승추세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이 강함을 보여주는데요. 이는 추가적인 냉각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웰스 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라 하우스는 “해고되는 이들이 새 일자리를 찾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지요.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보지 않는 듯합니다. 금리유지 방안은 연준 인사들과 전직 고위인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력하지만 투자자들과 강세론자들은 생각이 다른 거죠.



기본적으로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폴 맥컬리 전직 핌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월 FOMC 회의록이 나온 뒤 “오늘 의사록을 보면 파월 의장이 7월 기자회견에서 했던 것과 같다. 소프트랜딩이 앞에 있다”며 “연준은 제로에서 나와 중립금리에 빨리 왔고 앞으로 6~12개월 동안 1%p를 더 올리 겠지만 더 이상 0.75%p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차이는 있지만 조시 브라운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 공동설립자는 “사람들은 월마트와 홈디포 실적을 좋게 봤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다”며 “연준은 연말에 긴축을 그만 둘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와서가 아니라 경제가 힘들어서”라고 내다봤는데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추이.


수치로 보면 더 명확합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기준금리가 3.65%로 정점을 찍은 뒤 내년에 0.4%p 정도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하는데요. 5년 뒤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5년 브레이크이븐레이트(Brake Even Rate)도 4월 3.6%에서 최근에는 2.6% 안팎으로 내려왔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십 년 동안 투자자들은 시장이 크게 하락할 때 연준이 금리를 낮추거나 채권을 매입하는 식의 ‘페드 풋(Fed Put)’을 할 것임을 믿어왔다”며 “1987년의 블랙 먼데이, 1998년의 러시아 금융위기와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사태, 2000년대 초의 닷컴 버블 등 투자자들은 연준이 항상 숨통을 틔어줄 것이라고 봤다. 월스트리트는 연준이 인플레 게임에서 블러핑을 하고 있다는 데 걸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주택경기의 빠른 둔화도 이런 생각을 뒷받침해줍니다. 이날 나온 7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를 보면 전월보다 5.9% 감소한 481만 건(연환산 기준)으로 집계됐는데요. 시장 예상치(486만 건)을 밑돌았고 지난해와 비교 시 -20.2%입니다. 집값도 다소 내려오고 있는데요.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7월 기존주택 중위가격이 40만38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였던 6월(41만3800달러)보다 1만 달러 낮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것을 다 떠나, 오늘의 증시 움직임만 봐도 연준이 블러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죠. 토마스 호잉 전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연준은 인플레 대응이 최우선이어서 4~4.5%로 올린 뒤 금리를 유지하겠지만 실업률을 봐서 뒤로 물러설 수 있다”며 “이번 7월 FOMC 의사록은 사람들에게 연준이 내년에 금리인하를 안 할 거라고 설득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짚었습니다.

7월 FOMC 의사록이 인플레와의 싸움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사람들이 그에 대한 완전한 신뢰를 가질 정도는 못된다는 건데요. 루트홀츠 그룹의 수석 투자 전략가 짐 폴슨은 “지금으로서는 시장이 페드 풋을 즐기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JP모건, 연말 S&P 전망치 4800”…“BofA 3600, 모건스탠리는 3900 예측”


어제 나스닥이 1% 넘게 빠지면서 잠시 무뎌졌던 강세론은 이날 오전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요.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이 톰 리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와 “지금은 베어마켓 랠리가 아닌 불마켓의 시작”이라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또다른 월가의 황소론자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연말 S&P500 전망치 4800을 유지했는데요. 그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핵심 관점”이라며 “가격 목표는 연말이지 연중 최저가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죠. 어느 정도 변동성이 있을 수는 있지만 하반기 들어 상승세가 유지될 거라는 말입니다.

스티펠도 S&P 예상치로 4400 정도를 생각하지만 4600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또 올 12월을 기점으로 금리인상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는데요.

하루하루의 시장 움직임과 데이터에 따라 춤을 추긴 하지만 여전히 약세론자는 많은데요. 대표적인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S&P 목표치로 3900을 제시하고 있고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미국 주식 헤드는 올해 S&P가 3600에 끝날 것으로 봅니다. 웨이 리 블랙록 최고투자전략가는 “우리는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는데요.



계속 말씀드리지만 상승하는 증시가 스스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이슨 드라호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미국 자산분배 헤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다고 하면 이는 시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금융여건이 더 완화돼 인플레 억제 노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이는 추가적인 긴축을 불러오게 됩니다.

리사 에릭슨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 공공 마켓 그룹 헤드는 “우리는 여전히 미국 주식시장에 조심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사실 7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전년 대비 8.9% 급등했고 영국은 두자릿수를 찍으면서 글로벌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 탓이 크지만 전반적인 물가 압력이 상당하죠. 미국이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고 내수 비중이 크지만 전 세계적인 인플레에 영향을 아예 안 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연준 내 힘겨루기가 시작됐습니다. 시마 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수석 글로벌 마켓 전략가는 “나는 파월이 완화한 금융여건을 되돌려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연준은 이에 대한 통제력을 다시 가져야 한다”며 “시장이 이것을 들으려하든 듣지 않으려 하든 파월은 잭슨 홀 미팅에서 매우 매파적인 게임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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