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0.1%포인트 낮춘 2.4%로 낮춰잡았다. 물가가 최근 20년 간 최대로 급등함에 따라 소비 심리 약화, 금리 인상,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경연은 22일 2분기 경제동향·전망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한경연이 내건 2.4% 경제성장률은 이 기관이 1분기 내놓았던 2.5%보다 0.1%포인트 낮춘 수치다.
한경연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과 예상치를 웃도는 경기둔화 속도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상고하저(상반기 2.9%, 하반기 2.1%)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부문별로는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3.6%보다 0.4%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한경연은 회복세를 보였던 민간소비가 물가 급등과 경기둔화 불안감이라는 악재를 만나 향후 재위축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빠른 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점도 민간부문의 소비 여력을 줄인 요인으로 지목했다.
설비투자 부문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사태 장기화, 주요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아예 2.8%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설비투자 성장률 8.3%에 비해 11.1%포인트나 뒷걸음질칠 것으로 본 셈이다. 건설투자 또한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연간 기준으로 1.7% 역신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에 이를 것으로 봤다. 최근 20년 내 최고치다. 최근 지속된 폭우로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반영됐다. 추석을 기점으로 높아지는 수요 압력과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공공요금 인상도 물가 상승 속도를 부채질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실질 수출도 역기저효과와 중국의 성장둔화 심화에 따른 여파로 지난해 9.9%보다 5.8%포인트 낮은 4.1%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폭을 뛰어넘는 수입과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로 지난해 883억달러에서 올해 48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폭 확대 교역 조건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 증가세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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