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B의 애플리케이션이 태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원하는 것을 한 번에 해결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스리하나트 람삼(사진) 태국 시암상업은행(SCB) 수석부사장 겸 퍼플벤처스 대표는 최근 태국 방콕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태국 최대 상업은행인 SCB는 2020년 계열사인 퍼플벤처스를 통해 음식 배달 서비스 ‘로빈후드’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여행 예약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CB의 영역 확장은 태국 내로 국한되지 않았다. 피플벤처스는 내년에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 등 인근 국가로의 비금융 서비스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초 음식 배달 플랫폼 ‘땡겨요’ 운영을 시작한 신한은행보다 2년이나 앞서 SCB는 비금융 사업의 가치에 눈을 뜬 셈이다.
SCB의 비금융 분야 진출은 고객 접점을 넓혀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람삼 대표는 “이 서비스들을 통해 월급이 어느 정도 되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물건을 사는지 등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은행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며 “필리핀의 상업은행인 필리핀아일랜드은행(BPI)에서도 로빈후드의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금융 사업은 SCB의 대출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SCB와 퍼플벤처스는 로빈후드에 입점한 소상공인에게 소액 대출을 주선해주고 있다. 기존에는 소상공인의 경우 은행 이용 내역이 없고 주로 현금으로 장사해 매출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아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로빈후드를 통해 소상공인이 은행의 새로운 고객이 되고 은행은 매출 데이터를 확보해 신용평가를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대출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람삼 대표는 “로빈후드에 등록된 30만 가게 중 95%는 아주 영세한 곳으로 1000원·2000원짜리 꼬치를 파는 식”이라며 “1000개의 가게 점주들이 2만~10만 밧(약 73만~369만 원)을 대출받아 원료를 구입하거나 설비를 바꾸는 데 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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