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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낮출 가능성 없다"… 커지는 영끌러 곡소리 [서지혜의 SML]




한주간 주요 뉴스를 깊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서울경제머니라이브(SML)의 서지혜입니다. 이번주 SM에서 파고들 뉴스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치솟는 물가 여파입니다. 라면값까지 오르고 있는 요즘, 기준금리 인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지난 이창용 총재의 발언을 분석하며 알아봅니다.

뉴스 맛보기 요약


1.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2.미국의 추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3.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국내에서 당분간 금리인하의 가능성은 없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p) 인상하면서 변동형 금리로 대출을 받은 영끌족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주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이용자 4명 중 3명이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금리 인상이 거듭될수록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최근 제롬 파월 미국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발언해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예금은행에서 가계 대출을 받은 이용자 중 78%가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1757조9000억원(카드사용액 포함시 1869조4000억원) 규모로 전체 4명 중 3명이 금리 변동 시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는 0.25%포인트만큼 인상 했는데요. 해당 인상 폭만큼 은행의 대출금리가 오른다면 연간 이자부담이 1757조9000억원이 되는 셈이죠. 대출자 1인당으로는 약 16만 원 수준입니다. 2014년 3월 이후 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서민 살리려 푼 현금 보따리…물가 잡으려 꺼낸 ‘금리 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이유는 치솟는 물가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5.2%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끝을 모르고 치솟는 물가는 실제로 우리의 주머니를 얇게 만듭니다. 가까운 예를 들어볼까요. 최근 농심은 9월 15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신라면, 너구리 등 주요 라면 가격이 약 10% 안팎으로 오릅니다. 지난해 8월에 이어 1년 만에 또 다시 인상한 셈입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 역시 지난 18일부터 약 40개 메뉴의 판매 가격을 5.5% 인상하기로 한 바 있죠. 그뿐인가요 올해만 해도 스타벅스, 커피빈 등 각종 커피 브랜드와 피자 등 주요 먹거리 브랜드가 일제히 가격을 올렸습니다. 기업들이 먹거리 가격을 올리는 이유는 원재료 가격 상승 때문이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코로나19로 인한 상하이 봉쇄 여파로 상반기에 공급 차질이 빚어졌고, 당시 계약된 물량이 영향을 크게 미치는 상황입니다.

물가가 오른다는 건 시중에 돈이 많다는 뜻입니다. 이를 ‘인플레이션’이라고 하죠.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많은 국가들은 ‘초저금리’ 정책을 펼쳤습니다. 미국은 제로금리, 한국은 0.5% 금리를 유지했죠. 금리가 낮아지면 사람들은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대출이 쉬워지죠. 그 결과 시중에 돈이 많아지고 현금의 가치는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물가가 오릅니다. 지금과 같은 물가 상승의 배경에는 코로나19와 초저금리 시대 영향이 큰 셈입니다.

국내 기준금리 끌어올리는 또 다른 축, ‘연준’


결국 세계는 부랴부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8월 0.5%였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총 6회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현재 기준금리는 2.5%입니다. 물가 상승을 감안 했다지만 지나치게 빠른 속도입니다.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물가고, 두 번째는 미국의 금리인상입니다. 미국은 한국보다 더 강력하게 금리 인상 정책을 펼치는 중입니다. 제롬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서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미 6~7월에 두 달 연속 0.75%포인트 인상,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는데 다음 달에 또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파월 의장은 특히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고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되돌리는데 초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물가를 낮추기 위해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셈입니다.

예상대로 9월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3~3.25%로 한국(2.5%)보다 0.75% 포인트 높아집니다. 달러는 전세계의 기축통화입니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좇기 때문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에 비해 크게 높으면 국내의 외국인 투자자금은 빠져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원화 가치도 떨어질 수 있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율이 급등해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비싸지겠죠.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공식이 필수적인 건 아니지만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자금 유출의 압박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25일 기준금리 인상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9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더 크게 역전될 텐데, 그것이 환율 상승 압력이 되고 자본유출을 더 촉진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한 바 있죠. 또 “다만 역사적으로 격차가 1%포인트 정도로 커진 적이 있는데,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부정적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습니다.

금리인하 가능성 차단한 이창용…"투자자들 손실 감수해야"




결국 미국에 맞춰 한국 역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창용 총재가 언급한 금리를 인상해야하는 두 가지 요인, 물가와 미국 기준금리 중 어느 것 하나 멈출 생각이 없어보이기 때문이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현재 4.5%인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2%로 높였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대로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이 0.75%포인트, 혹은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한국은행도 어찌할 방도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금리인상의 부정적 영향은 경기침체입니다. 서두에 언급했듯 가계 대출 이자 부담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입니다. 또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 비용을 늘려 물가를 더 높이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성장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지는 상황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6%로 낮췄습니다. 내년 전망치 역시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했고요. 경기 불황을 감수하고서라도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죠,

국내 기준금리 인상은 올해 말, 혹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0.25% 포인트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이창용 총재이 발언은 다소 강경했습니다.

우선 “물가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내년까지는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서 물가를 중점에 둔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라고 말한 부분인데요. 소비자 물가 정점이 예상보다 앞당겨 지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나아가 “연말 이후론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투자한 사람들은 자기 책임 하에 손실이든 이익이든 모두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내년에 금리가 낮아질 것이란 기대 자체를 차단한 셈이죠. 이 총재는 “당분간 5% 이상 높은 수준이 유지되면 상단으로 가면서 물가 오름세를 꺾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제 선택은 투자자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고공행진을 하는 물가 덕분에 주머니 사정은 녹록치 않고, 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더 이상 무리는 하지 않는 게 좋겠죠. 통화정책이 경기침체까지 감수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까지 남은 두 차례 금통위에서 매번 기준금리가 25bp씩 인상될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며 2022년 연말 기준금리가 3%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중 금리는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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