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일대를 뜨겁게 달군 ‘마차 시위’ 이후에도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 유저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운영사 카카오게임즈가 유저들의 요구 사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저들은 환불을 요구하며 50억 원이 넘는 결제 금액을 인증했고 2차 시위에도 나선다.
31일 ‘디시인사이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게시판에 따르면 이곳 운영진인 박대성 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카카오게임즈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29일 마차 시위를 벌인 지 불과 이틀 만이다.
나아가 유저들은 전날부터 게시판 내에 별도로 마련된 ‘리콜 금액’ 탭에 게임 내에서 결제한 총금액을 줄줄이 인증하며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앱마켓 정책 등으로 실제 환불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나 릴레이 시작 하루 만에 총 인증 금액은 52억 원을 훌쩍 넘겼다. 유저들은 단체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의견 피력을 위해서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저들은 카카오게임즈가 유저들의 소통 요구에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차 시위 당시 유저들은 사측이 게임 내 핵심 이벤트 일정을 개최 3주 전 공지한 일본 서버와 달리 불과 사흘 전에 설정하고, 게임 내 필수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뽑을 수 있는 티켓 수령 기간을 일본(1년)보다 턱없이 짧은 1개월로 단축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쌓여왔던 운영 미숙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24일과 29일 두 차례 공지를 통해 관련 내용에 대응했으나 유저들이 추가로 요구했던 △운영 총책임자의 사과 및 현 운영팀 전면 교체 △유저 간담회 및 지속적인 소통 창구 신설 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고객센터에 지속적으로 항의하고 있다고 밝힌 한 유저는 “(고객센터 측에서) 간담회 및 추가 공지 여부에 대해 답변을 주지 않았고 우마무스메 운영팀 구조 등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며 “대면 면담도 코로나19를 이유로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단체 소송 움직임과 관련해 강신진 홍익대 게임학과 교수는 “보통 게임 출시 후 1~2년 정도는 지나야 유저들의 불만이 폭발하기 마련인데 우마무스메의 경우 이례적으로 출시 2개월 만에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며 “실제 소송까지 갈 경우 승소·패소와 상관없이 게임사 이미지에는 타격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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