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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화생방연습 2년만에 부활…반팔 옷에, 구닥다리 메뉴얼 '빈틈 투성이'

[민병권의 군사이야기(증보판)]

韓 올해 군 화생방 종합상황실 출범

중단된 한미화생방연습 5월 복원

8~9월 UFS에선 범정부 훈련도 했지만

방호의도 안 입고 요식적 훈련 여전

백신 등 물자 미비…전문인력 부족

생화학전 조기 탐지 시스템은 표류

美 ' 센토' 도입은 5년후에나 가능

지난 8월 31일 화생방종합훈련장에서 진행된 한미연합 화생방 대응훈련에 참여한 한미 장병들이 화생방 시설 초기평가 자료를 공유하며 작전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국방일보




#한미는 북한의 생화학공격 및 테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11~2016년 ‘생물방어연습(AR, Able Response)을 실시했다. 이어서 2017년부터는 AR의 후속으로 화생방대응연습(AS, Adapitve Shield)을 단행했다. 그러나 해당 연습은 2020~2021년 중단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주요 한미연합연습 및 훈련들을 축소, 중단한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지난 2009년 적의 생물학테러 등을 막기 위한 ‘생물학적 위협 대비 신전략’을 수립했다. 그런 차원에서 일명 ‘주피터(JUPITR)’프로그램으로 불리는 ‘합동 주한미군 포털 및 통합 위협 인식’ 체계 개발이 추진됐다. 미국 본토 및 해외 미군기지에서 주피터 프로그램을 위한 세균전 방어 실험이 진행됐다. 하지만 2015년 미국이 한국, 캐나다, 호주 등의 미군기지에 실수로 비활성화 상태가 아닌 활성화 상태의 탄저균을 보낸 것이 밝혀지면서 실험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는 구멍 뚫린 한미 연합 화생방대비태세의 현주소다. 국내 외의 많은 연구기관들이 북한 생화학전 능력이 핵무기 개발 못지 않게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이에 대비하기 위한 연합연습 및 훈련과 대응체계개발은 수년째 표류했다.

한미연합사단 화학중대 장병들이 지난 2022년 8월 31일 육군 제 17보병사단 백승여단의 엄호속에 화생방 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을지자유의 방패(UFS) 연습과 연계돼 '한미연합 화생방 대응훈련'프로그램으로 실시됐다. 사진제공=박성주 중사, 국방일보


다행히 올해부터 관련 화생방 대비태세가 복원 및 확충되고 있다. 4일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은 올해 들어 ‘화생방 종합상황실’을 출범시켰다. 또한 국군화생방사령부는 올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실시한 생물독소연습에 참가해 생물학방호역량 향상을 도모했다.

군에 따르면 한미는 지난 5월 화생방대응연습(AS)를 2년여만에 재개하기도 했다. 이어서 지난 8월 22~9월 1일 진행된 후반기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기간중 군과 경찰, 정부기관 등이 합동으로 참여한 화생방대응훈련이 실시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 UFS 기간에는 북한의 화학탄 공격 상황을 반영한 연습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미는 2011~2016년까지 생물방어연습(AR)을, 2017년부터는 화생방대응연습(AS)을 실시했는데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로 미시행됐다가 올해 5월 재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2부 훈련 기간인 1일 대구 수성구 고모역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예하 1117공병단·19화생방대대, 한미연합사 예하 미군 11공병대대 장병들이 함께 폭발물 탐색 및 제거, 적군과 교전 등의 훈련을 하며 호흡을 맞춘 가운데 미군 장병들이 밝은 표정으로 한국군 부상자를 옮기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공병단


그러나 북한의 생화학 위협이 한층 고도화되는데 비해 한미의 연합대비태세는 아직 곳곳에 허점 투성이다. 북한의 생물학 병기 및 화학무기 개발 능력은 고도화돼 있는 데 비해 해당 도발을 신속히 발견할 조기 탐지망은 미비한 데다 전문 인력도 크게 부족했다. 특히 화생방 상황 발생 시 중증 및 사망자를 최소화할 백신 및 치료제와 관련해 민간은 물론 우리 군 및 주한미군 모두 접종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미는 단순히 중단되거나 축소됐던 기존의 훈련, 연습을 복원하는 수준을 넘어서 훈련 시나리오, 대비 물자, 대응 매뉴얼, 전문인력 등의 전반적인 차원에서 총체적인 미비점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군사이야기 증보판‘은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3일자 조간으로 게재했던 ’한미 화학전 대비 현 주소‘기사에서 지면 사정으로 생략했던 내용들을 보완해 보다 자세히 다뤄본다.





복원되는 화생방 대비 태세...보호장구, 의약품 재고 확충은 숙제

윤석열 정부 출범후 한미의 연합 화생방 방어태세가 빠르게 복원되고 있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지난 8월 22일부터 한미연합연습인 ‘을지자유의 방패(UFS)’가 개시되면서 부터였다. 당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회의 석상에서 직접 화생방 방독면을 착용하며 보고를 받는가 하면, 인천항에선 크루즈터미널 등을 수색해 위험물질 등을 탐지하는 합동 화생방-대테러 대응훈련이 실시됐다. 경찰은 이틀 뒤 UFS의 일환으로 화생방 상황 발생시 민간인들을 피신시키는 민방공훈련을 단행했다. UFS 기간중 주요 지방지치단체, 공공기관들도 방독면 등을 착용하고 전시 세균전, 화학전에 대비해 중요 문서 등을 들고 신속히 대피하는 연습 등에 나섰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들이 지난 8월 24일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방독면을 쓴 채 적의 화학가스 공격 등 국가비상사태시 중요 정부문서들을 소산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얼굴 등만 방독면을 가렸을 뿐 방호복, 방호화를 착용하지 않고 일반 복장과 구두 등을 신고 있어서 손 등의 피부가 고스란히 모의 화학작용제에 노출된 상태다. 올해 뿐 아니라 과거에도 을지연습에서 이처럼 제대로 된 방호장비 착용 없이 훈련을 실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진제공=축품원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화생방 상황시에 대비한 연습을 (실제 인력, 장비등을 움직이는 훈련이 아닌) 도상연습으로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에 모처럼 실제 훈련을 하게 돼 비상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층 더 이해가 깊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현장에선 아직도 화생방 대응의 미비점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실전처럼 생화학전에 대비한다고 하면서도 필수적인 보호의조차 제대로 입지 않은 채 달랑 방독면만 쓰는 식으로 요식적인 훈련을 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노출됐다. 화생방 분야의 한 전문가는 “탄저균과 같은 생물작용제(생물학무기)는 주로 호흡기를 통해 인체를 감염시키기 때문에 방독면 착용만으로도 상당부분 차단할 수 있지만 화학작용제 중에는 피부접촉만으로도 부상이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위험물질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비상시에 대비해 보호의를 신속히 제대로 착의하는 방식으로 평시에 꼼꼼히 훈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솔직히 방독면 보급도 제대로 된지 몇 년 되지 않았고, 방호복은 더 부족하다”며 “기관이나 지자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구형 방호장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채 치장해둔 곳도 있을 것이고, 아예 물량 자체가 부족한 곳도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4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구청역에서 열린 화생방 테러 대응 합동훈련에서 민방위 대원들이 방독면 착용을 연습하고 있다. 정부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이 올해 을지연습에서 실전과 같은 화생방 대비훈련을 실시했지만 이처럼 기본적인 보호의 없이 마스크만 착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연합뉴스


대응 매뉴얼 자체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정부 당국자는 “화생방 상황을 비롯해 국가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매뉴얼들이 있기는 한데 너무 내용이 방대해 관련 업무 담당자들조차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요즘 상황에 맞지 않아 비현실적인 내용도 매뉴얼에 적지 않다”며 “메뉴얼 자체를 제대로 챙겨보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과거에 만들었다가 지속적으로 개정이 제대로 안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군 기관에서 주요 훈련 때마다 지침을 주기도하고, 직접 인원이 나와 지도해주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화생방 등에 대한) 훈련이 이뤄지기는 하는데 훈련 행사를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수준이고,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 등이) 자체적으로 사후 강평도 하고, 미비점을 보완해 개선하는 절차는 그다지 시스템화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생화학무기 도발에 대비해 충분히 예산을 편성해 백신 및 치료제 물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군의 경우 주요 부대 편제별, 지역별로 화생방 대응역량을 갖추고 있다. 반면 민간부문의 피해자까지 충분히 치료할 수준의 장비, 의약품은 갖추지 못했다는 게 군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8월 22일 오전 세종시 과기정통부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2022 을지연습 최초상황보고'에 참석, 화재 및 화생방 겸용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제공=과기정통부


◆비상 대응 절차 아는 사람 태부족

특히 유사시 행정기관 및 민간 분야에서 비상 대응 절차로 전환하는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고 지도할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적인 화생방 대응 부대들을 두고 수시 연습을 하는 군과 달리 일반 행정기관이나 공기관·기업 등은 주로 을지연습이나 민방위 훈련과 같은 제한된 기간에만 화생방 대응 절차를 연습한다. 그런데 이때 화생방 대응 관련 매뉴얼을 평소에 충분히 숙지하고 연습을 제대로 지도할 행정기관 등의 비상계획관이나 동원 담당자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군 및 행정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인사 통계에 따르면 정부 기관의 전문경력관 중 비상 계획 및 예비군 관리 직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는 68명에 불과하다.

군산해경이 지난 8월 23일 전북 군산항 제 5부두 앞 해상에서 육군 35사단, 군산시 등과 함께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군산항망방호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적이 드론으로 해경 선박에 적의 화생방 공격을 가해 모의 화학탄(빨간색 연기)이 살포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 장면.


한 당국자는 “주요 행정기관별로 군 출신 등을 비상계획관으로 임용해 전쟁 발발 등의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는 업무를 맡겨왔다”며 “그런데 정부가 공무원 정원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와중에 비상계획관도 타깃이 돼 현재는 해당 인력이 전반적으로 과거보다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정부 기관 등에서는 전시 전환 및 동원 업무 담당자가 전문성 없이 순환보직제로 보임되는 경우도 있다고 관계 당국자들은 귀띔했다. 한 소식통은 “(충무계획 등을 비롯해) 위기 관리 업무를 담당할 직무를 순환보직제로 돌리다 보니 주기적으로 새로운 사람이 와서 맨땅에 헤딩하듯이 업무를 보고 있다”며 “그나마도 매년 정부연습 등이 정례적으로 정상 실시됐을 때는 전임자로부터 업무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연습이 한때 생략되거나 소규모로 이뤄지면서 전임자도 업무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더라”고 우려했다.

민방위 대원들이 지난 8월 24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구청역에서 열린 화생방 테러 대응 합동훈련에서 방독면 착용에 대해 지도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北 5000톤 이상 화학무기 비축하고

14종 생물무기 개발 추정돼 위협 고조

탄저균 2kg 서울 살포시 10만명 사망



◆한미연합 태세에도 허점

정부 기관뿐 아니라 한미연합군 차원의 화생방 대비 태세에도 허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 등이 생물학무기를 동원해 테러나 제한적 기습 공격에 나설 경우 이를 조기 탐지하고 감염을 예방하며 사후에 치료를 하는 대응 체계의 전 과정에서 미비점 보완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례로 우리 군은 북한이 배양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저균에 대해 일반 장병은 물론이고 간부·장교들까지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이 소속 병사 등에게 탄저균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과 영국의 안보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 및 랜드연구소가 최근 공동 발간한 ‘북한의 화생 무기, 전자기펄스, 사이버 위협:특성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4종의 생물학무기(생물학 작용제) 가운데 백신 접종이 필요한 질병은 탄저병·두창·장티푸스 등 세 종류다. 이 가운데 탄저병은 일반적으로 탄저균 내생포자를 흡입해 감염되는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사망률이 거의 100%에 이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서울경제DB


이번 보고서는 앞서 랜드연구소가 미국 시카고 등에서 탄저균 공격이 발생하는 것을 전제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1~2㎏의 탄저균 내성포자를 함유한 슬러리(일종의 걸쭉한 액체 상태) 75㎏을 도심 야외에 대규모 방출할 경우 즉시 항생제 치료를 한다고 해도 사망자가 약 3만 7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자 중에도 6만 명이 영구 장애를, 2만 명은 일시적 장애를 겪고 190만 명은 수 주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시뮬레이션을 서울에서 할 경우 결과는 한층 심각해 총사망자가 10만 명에 육박할 수 있으며 예방적 항생제 투여가 어려울 시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서울의 인구밀도가 시카고보다 높기 때문이다.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생물학 작용제 중에는 한반도 등의 풍토병인 유행성출혈열(한국형출혈열)이 있다. 우리 군의 경우 국내에서 개발된 백신을 장병들에게 접종해왔다. 다만 해당 백신은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주한미군은 유행성출혈열에 대한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탄저균의 모습. 나무위키


여론 질타에 발 묶인 조기 탐지 체계

백신 접종에 이처럼 허점이 있다면 북한 등의 생물학 작용제 도발 초기에 신속히 탐지해 감염자들을 조기에 치료하고 관련 지역 등에 대한 적절한 방역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탄저균 등은 잠복기가 적게는 수일, 많게는 수 주에 이르기 때문에 조기 탐지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의심 사례가 발생할 경우라도 전문 교육과 훈련을 받고 정밀 장비를 갖춘 전문 요원들이 현장에 파견돼 검체 등을 확보하고 감염 여부를 판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더구나 이 같은 전문 요원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북한이 동시다발적으로 생화학적 도발을 할 경우 한미가 징후를 파악하고도 적시에 인력을 파견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자료출처=아산정책연구원 및 랜드연구소 공동보고서


미국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명 ‘주피터(JUPITR)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합동 주한미군 포털 및 통합 위협 인식’ 체계를 개발하려 했다. 이는 적성국이나 테러 단체 등의 생화학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병원균, 독성 물질들의 조기 탐지를 목표로 삼았다. 기존보다 비교적 간편하게 다룰 수 있는 탐지 도구인 ‘생물학분석능력세트(BICS)’를 일선 부대 등에 보급해 고도로 훈련된 전문 요원이 아닌 일반 병사가 휴대 중인 BICS로 임무 현장에서 병원균 등의 의심 표본을 채집하고 현지 부대 및 연구소에서 4~24시간 내에 위험성 여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은 표본 채집, 분석 결과는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미국 본토 등으로 전달돼 ‘생물무기 감시 포털(BSP)’을 통해 상황이 공유되고 ‘조기 경보(early warning)’ 절차를 밟아 신속히 방역 등의 조치에 나설 수 있도록 해준다.

생화학무기 및 핵무기의 살상효과 비교. 자료출처=아산정책연구원-랜드연구소 공동보고서


당초 미국은 주피터 프로그램을 한국·호주·캐나다 등에 주둔하는 미군 등에서 시험 적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주피터 프로그램 검증을 위해 한국·캐나다·호주로 보낸 탄저균 샘플이 활성화된 상태로 민간 배달 서비스를 통해 배송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2015년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이에 발목이 잡혀 이후 국내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추진은 공식화되지 않았다.

미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신규 탐지 체계로 ‘센토(CENTAUR)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위협 인지 이해 및 대응 강화 역량’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미국은 2026년까지 자국 내의 더그웨이 생물화학병기 실험실에서 센토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아산정책연구원 및 랜드연구소는 전했다. 따라서 해당 프로그램이 한미 탐지망의 공백을 메우려면 일러도 2027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최소 5년간은 탐지 체계의 미비점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지냔 8월 22일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일대에서 UFS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의 일환으로 실시한 '합동 화생방·대테러 훈련'에서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제독 차량이 현장 제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해군


北 생화학무기 비축 현황은

우리 국방부의 국방백서는 북한이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하여 약 2500~5000톤의 화학무기를 저장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 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물학작용제의 비축량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추정치가 적시돼 있지 않다. 이는 세균, 바이러스 등의 생물적 특성상 장기간 대량 보관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2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 을지연습, 폭탄·화학 테러대비 모의훈련에서 출동한 32사단 화생방 지원대가 청사 앞에 뿌려진 백색가루 제독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아산정책연구원과 랜드연구소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종하 외무부 장관이 1996년 북한의 화생무기 보유량을 5000톤으로 추정했는데 이후 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비축량이 거의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평시에 연간 4500톤, 전시에는 1만2000톤을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이 같은 지적을 미뤄볼 때 우리 정부가 북한의 생화학무기 보유량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전략적 의도에서 최신의 정보를 공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회 등 차원에서 향후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도 북한의 생화학전 역량이 제대로 분석되고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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