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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세 둔화했다지만…서민 먹거리는 더 뛰었다

먹거리 물가 8.4%↑…13년 만에 최고

한은 “당분간 5~6%대의 오름폭 예상”

공공요금도 올라…실질임금은 마이너스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시민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비중이 큰 ‘먹거리 물가’는 오름폭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등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과 함께 택시요금, 전기·가스요금의 인상도 예고돼 서민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 지수는 113.57로 지난해 같은 기간(104.80) 대비 8.4% 올랐다. 먹거리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식료품·비주류음료와 음식서비스 부문을 각 지수와 가중치를 고려해 계산한 값이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2009년 4월(8.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상승률은 지난달과 같은 8.0%로 지난해 2월(9.3%) 이후 최고치를 유지 중이다. 식료품·비주류음료에는 빵 및 곡물, 육류, 수산물, 과일, 채소, 과자, 냉동식품 등이 포함돼 있다.

품목별로는 호박(83.2%), 배추(78.0%), 오이(69.2%), 무(56.1%) 등 채소류가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주로 외식 품목으로 구성된 음식서비스 물가는 지난해보다 8.8% 올라 1992년 10월(8.9%)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주로 갈비탕(13.0%), 자장면(12.3%), 김밥(12.2%), 해장국(12.1%), 햄버거(11.6%) 등이 많이 올랐다.

먹거리 물가의 상승세는 서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소득이 적을수록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데, 그만큼 문화·여가 등에 삶의 질과 관련된 지출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먹거리 관련 지출 비중은 41.7%에 달해 전체 가구의 먹거리 지출 비중(19.0%)과 큰 차이가 난다.

소득별로 보면 2분위 가구가 24.6%, 3분위가 21.7%, 4분위가 18.9%, 5분위가 14.0%로 소득이 낮을수록 먹거리 지출 비중이 컸다.

가공식품과 함께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향후 먹거리 물가 전망도 좋지 않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의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한다. 스낵 주요 제품의 가격도 5.7% 올릴 예정이다.

오는 10월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도시가스 요금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고 원·달러 환율 급등하면서, 한국가스공사가 일반 가정과 자영업자들에게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공급해 회수하지 못한 원료비 미수금이 5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정부는 인상 폭을 두고 막판 고심 중이다.

지난 2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주거·수도·광열에 지출한 금액은 22만2천295원으로 가처분소득 대비 23.6%의 비중을 차지했다.

2분위는 12.4%, 3분위는 8.0%, 4분위는 7.0%, 5분위는 4.4%로 소득이 낮을수록 관련 지출 비중이 컸다.

서울시는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현재 3800원에서 내년에 4800원으로 1천원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거리요금과 시간요금 기준도 올린다.

물가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2일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7월 3.9%→8월 4.0%)은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다소 확대됐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실질임금도 감소세다. 실질임금은 물가상승 효과를 제거한 실질적인 임금을 말한다. 명목임금이 올라도 실질임금이 줄면 주머니 사정은 더욱 어려워진다.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7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해 올해 6월 전체 근로자의 명목임금은 366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9%(17만 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실질임금은 338만4000원으로 대비 1%(3만5000원) 가량 감소했다.

고용부는 고물가 탓에 4월(-2%), 5월(-0.3%)에 이어 6월(-1%)까지 석 달 연속 실질임금상승률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1년 이후 3개월 연속 실질임금이 마이너스로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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