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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속았다, 곡물 수출 다시 제한할 것"…우크라 "압박 의도"

우크라·UN "푸틴의 말엔 증거 없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본회의에 참석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정과는 달리 우크라이나 곡물이 EU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며 다시 곡물 수출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를 떠난 87척의 배 가운데 오직 2척만이 도움이 필요한 나라로 갔다”며 “이들 국가가 받은 200만 톤 가운데 3%에 해당하는 6만 톤을 제외한 나머지 곡물들은 유럽연합(EU) 국가들로 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개도국은 속았다. 서구 국가들은 그들에게만 유익한 구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서방의)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는 세계 식량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협정은 지난 7월 22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중재로 맺어졌다. 흑해를 오가는 선박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해 곡물을 수출함으로써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피하려는 의도에서다.

해당 협정으로 러시아에 대해서는 러시아 농산물과 비료 수출을 위한 금융, 보험, 운송 등에는 미국과 EU의 제재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곡물이 서방 국가들로 향하지 못하도록 곡물 수입 국가들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접촉하겠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푸틴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곡물 협정 내용을 개정할 객관적인 이유가 없다"면서, 그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세계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유엔에 압력을 가해 공격적인 대화 지점을 찾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미콜라 솔스키 우크라이나 농업장관 또한 "나도 (푸틴의) 발언을 들었지만 러시아 측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도 곡물 수출협정 이후 식량 가격이 유의미하게 내려갔다며 반박에 나섰다.

유엔은 협정 이후 수출 기록이 담긴 실제 자료를 공개했다. 협정 이후 곡물이 실린 선박은 중국과 인도, 이집트, 예멘, 소말리아, 지부티 등 여러 나라로 향했다.

유엔 대변인은 "오늘까지 우리는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100척의 선박이 식량을 세 대륙으로 수송한 것을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30%는 저소득국이나 중저소득 국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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