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B2B(기업용)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완전 꽂혀있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 많은 유니콘이 탄생할 것입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부사장은 미래 유망 투자처로 'B2B SaaS' 분야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제욱 부사장은 "그동안 모바일 플랫폼 투자에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B2B SaaS 기업 투자에 '올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B2B SaaS란 기존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던 것을 클라우드를 활용해 구독형으로 전환해 제공하는 SW를 말한다. 인터넷 속도의 향상과 클라우드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다양한 SW를 SaaS 형태로 제공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관련 유망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B2B SaaS 기업으로는 미국의 세일즈포스와 아마존웹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김 부사장은 "B2B SaaS 분야를 유망하다고 보는 이유는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해당 분야로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훌륭한 SW는 대부분 SaaS 형태로 나오고 있어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앞으로 SaaS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양한 SW 분야에서 유망 B2B SaaS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미 북미 지역 유니콘의 과반 이상을 B2B SaaS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에서도 관련 분야 유니콘들이 대거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근 데이터 기술 전문 기업 아이지에이웍스(IGA웍스)가 국내 B2B SaaS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유니콘으로 등극하면서 첫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다.
김 부사장은 현재 여러 B2B SaaS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국내 벤처캐피탈(VC) 심사역 중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IGA웍스 역시 2019년 김 부사장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곳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클로버추얼패션, 마크비전, 채널코퍼레이션, 아데나소프트웨어, 자비스앤빌런즈 등 국내 대표적인 B2B SaaS 스타트업 대부분을 투자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다.
김 부사장은 자신의 투자 기준과 그동안 지켜온 원칙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혔다. 그는 "장기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창업자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문제 설정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사업을 하면서 학습하고 진화해 좋은 문제를 정의하고 만들 수 있는 유연성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역량을 가진 창업자가 설립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리디를 예로 들었다. 김 부사장은 "리디는 처음에 전자책 도메인의 문제를 해결하다가, 웹소설·웹툰 등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를 모바일로 제공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잘 풀어냈으며, 현재는 글로벌 웹툰 구독이라는 크고 담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부터 쌓아온 지식재산권(IP)와 사업전략, 고객의 수요를 잘 분석해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이 영위하는 산업의 성장 주기와 사업화 시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아무리 좋은 기술 제품이라도 실제 사용자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서비스 상용화의 시작점에 있는 시점이 스타트업을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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