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日 국제과기협력 20년 유지…"韓도 정권·임기 상관없이 지속을"

[한미 과학기술 혁신 토크콘서트]

■ 글로벌 인재 육성 열쇠는 국제공동연구

기술패권 시대 해외협력 필수적

폐쇄적 규정에 공동연구 쉽잖아

글로벌 R&D기관과 협업 늘리고

한국판 천인계획 세워 인재 유치

한인 넘어 美 과학자와 협력 확대를







“기술 패권 시대에 국가전략기술 등 국제 공동 연구와 글로벌 인재 교류 확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장벽에 부딪혀 있어요.”

한미 과학기술계 리더들은 서울경제가 최근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연 ‘한미 과학기술 혁신 토크콘서트’에서 이스라엘이 유태인 네트워크를 통해 과학기술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것처럼 우리도 미국 등 국제 공동 연구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빠른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나아가야 하는 전환기에 국제 공동 연구 예산도 늘리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연구재단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나 여러 규정이 폐쇄적으로 돼 있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제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신청자가 많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다만 정부도 국제 공동 연구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양자 기술 등에 대해 미국과 공동 연구에도 들어갈 예정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연구재단은 올해 8조 4000억 원의 예산 중 국제 공동 연구 분야 예산이 1200억 원가량이다.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은 “우리 연구개발(R&D) 기관이 글로벌 기관과의 국제 협력 노력이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정부와 기관 차원에서 글로벌 R&D 기관과 활발하게 협정을 맺고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BS의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도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감염병·알레르기연구소, 세인트주드아동연구병원과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노 원장은 IBS가 구축 중인 중이온가속기(라온) 사업을 예로 들며 “한미 공동 연구가 기관 차원에서 잘됐으면 시행착오와 비용을 많이 줄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완공 목표가 당초 2017년에서 2025년으로 미뤄지는 등 진통이 따랐다.

서울경제가 최근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연 ‘한미 과학기술 혁신 토크콘서트’에서 한미 과학기술계 리더들이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양경호(왼쪽부터) 재미한인혁신기술기업인협회장, 오준석 미국 웨스턴미시간대 교수, 정진택 고려대 총장,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우일 과총 회장 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고광본 서울경제 선임기자, 김영기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장, 김희용 미국 국립보건원(NIH) 치프, 정병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국제 협력 프로그램이 지속되지 못하는 점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희용 NIH 분자신호실험실 치프는 “일본의 경우 미국과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면 20년 정도는 지속된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창피한 얘기지만 몇 년 하다가 그냥 없어지고 또 다른 것을 하려고 한다. 이 부분은 진짜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더욱이 특허 문제 등도 결부돼 기술 협약도 만만치 않고 미국에서 볼 때 아직은 한국 기관과의 신뢰도 부족하다고 했다. NIH의 연구를 주도하는 수석조사관(PI)의 한국계 비율도 1%가량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도 “기관별 국제 협약이 내실 있게 이어지는지 상당히 회의적”이라며 “중국이 글로벌 인재를 흡수하기 위해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천인계획’처럼 우리도 과학기술 예산의 일부를 투입해 ‘한국판 천인계획’을 세워 해외 인재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인재 유출국이다. 인재가 미국에서 박사후연구원이나 박사를 하면 그냥 현지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중국은 2014년부터 인재 유입국으로 바뀌었다. ‘천인계획’ ‘만인계획’을 통해 들어오는 인재가 더 많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해외 은퇴 석학을 연 1억~3억 원에 초청해 2~3년만 같이 연구해도 효과가 클 텐데 잘 안 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연구재단 등에도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지금은 교수의 연구년이 1년이지만 미국 등 역량 있는 해외 과학자가 소속된 학교나 기관과 2~3년가량 상호 인재를 좀 길게 교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글로벌 연구 시스템과 정서가 융합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글로벌 협력 과정에서 기초과학부터 접점을 찾고 해외 과학자의 협력도 내실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기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은 “기술 협력은 돈·보안 등이 관계돼 쉽지 않은데 과학, 특히 순수·기초과학으로 넓혀보면 협력이 용이해질 것”이라며 “그렇게 국가 간 신뢰를 먼저 이룬 뒤에는 기술 협력도 더 잘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준석 미국 웨스턴미시간대 환경건설공학부 교수는 “재미 과학자들 중 한국과 협력 연구를 하려고 했다가 규제의 벽에 막혀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에서 재미 한인 과학자가 주류 사회에서 발전하면서 모국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병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기술 패권 시대인데 국가전략기술 분야의 인력이 많이 부족하고 아직 경쟁형·추격형 기술 분야도 많다”며 “재미 한인 과학자들뿐 아니라 미국 과학자들까지 네트워크를 확대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