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재개발 최대어인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맞대결을 벌인다. 이들 건설사는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과 ‘써밋’을 앞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3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이 이날 오후 4시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두 곳이 참여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4개 건설사는 8월 진행된 현장 설명회에 참석했으나 이번 입찰에 발을 빼면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보광동 273-3번지 일원(11만 5005㎡)에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 동, 총 1537가구(임대 238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9년 10월 정비구역 지정 이후 2012년 6월 조합 설립 인가, 지난해 11월 사업 시행 인가를 받았다. 공사비는 3.3㎡당 770만 원, 총공사비는 7900억 원에 달한다.
새로운 부촌의 탄생을 노리는 한남2구역은 우수한 입지와 사업성으로 업계의 이목을 끄는 사업이다. 서울 지하철 6호선인 이태원역과 인접한 역세권 입지에다 45%의 일반 분양 비율로 사업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또 한남뉴타운 5개 구역 중에서 3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건설은 한남2구역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조합 측에 제안한 단지명은 ‘르엘팔라티노’로 한남동을 대표할 최고의 주거 공간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호텔 설계 전문 그룹인 HBA와 한국 미디어아트 거장 이이남 작가 등 9명의 전문가와 함께 팀을 이뤄 호텔식 설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에 ‘한남써밋’을 제안했다. 글로벌 설계그룹인 저디와 세계적인 조경 디자인 그룹 스토스와 협업해 최고의 설계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또한 국내 최고급 단지로 꼽히는 ‘한남더힐’을 시공한 경험을 십분 살려 한남2구역을 이 지역 대표 브랜드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은 이달 29일 열리는 1차 시공사 합동 홍보 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나선다. 1차 설명회 이후 각 건설사는 관련 지침에 따라 별도로 설치한 홍보관을 통해서만 조합원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다. 조합은 11월 5일 진행하는 2차 합동 설명회 및 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
인근 한남3구역 재개발과 유엔사 부지 복합개발, 미군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 일대의 변화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7월 관리처분계획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안 등 10개 안건을 의결했다. 조합이 책정한 3.3㎡당 평균 일반 분양가는 5587만 7414원이다. 이 사업은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원(38만 6396㎡)을 재개발해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 동, 5816가구(임대 876가구)의 신규 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유엔사 부지 복합개발은 22일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공식 선정했다.
한편 정부의 공공재건축을 추진 중인 광진구 중곡아파트도 이날 시공사 입찰을 마감했지만 참여 건설사가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8월 말 진행된 현장 설명회에는 포스코건설·DL건설·한화건설·호반건설·대방건설·동부건설 등 6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유찰 배경으로는 급격한 공사비 상승이 꼽힌다. 이에 조합은 당초 3.3㎡당 공사비 650만 원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장 설명회에 참여한 건설사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적정한 공사비를 다시 매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12월 말 시공사 입찰 재공고를 낼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7월부터 서울시와 함께 진행 중인 사전 기획을 마친 뒤에 시공사 입찰 공고를 다시 낼 것”이라며 “내년 3월에는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곡아파트는 지난해 4월 공공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됐다. 용도 지역 및 용적률 상향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받아 기존 6층, 276가구에서 최고 22층, 331가구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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