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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필요한 성분만 골라먹는다" 영양제도 '커스터마이징' 시대 [헬시타임]

2020년 4월 규제 샌드박스 특례로 일시 허용

모노랩스 등 17곳, 건기식 소분·판매 사업 가능해져

AI 기반 맞춤 성분 추천…정기구독·복약알람 등 제공

이마트 용산점에 입점되어 있는 '아이엠' 직영 매장에서 소비자가 영양사와 본인의 몸상태와 복용이 권장되는 영양제를 상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모노랩스




#지난해 식품회사에 입사한 95년생 김지영씨. 가뜩이나 회사 업무가 익숙지 않은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로 회식과 행사가 물밀듯 밀려 들려들면서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주말 내내 휴식을 취해도 몸이 개운해지질 않아 고민하던 김씨는 집근처 마트에서 '나만의 영양제'를 추천해 준다는 문구에 매장으로 들어섰다.

매장 내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나이, 키, 몸무게 등의 신상정보를 입력하면 흡연 유무와 식습관, 음주량부터 질환 유무, 복용 중인 의약품 등에 관한 질문이 이어진다. 근무시간에는 주로 앉아서 일하는지, 식사 후 소화는 잘되는지, 평소 눈이 잘 붓는지 등 세세한 질문에 10분 남짓 응답하고 나니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분석을 마친 AI가 제시한 목록에는 비타민B, C와 마그네슘, 밀크씨슬, 칼슘, 오메가3 등 6가지 영양성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가격대는 월 5만~10만 원 대. 영양사와 상담을 거쳐 평소 복용 중이던 비타민 C와 오메가3를 제외하고, 푸석해진 피부가 신경쓰여 히알루론산 성분을 더하기로 했다. 사흘 뒤 현관 앞에 배송된 택배상자에는 마치 조제약처럼 복약 시간대별로 소분해서 한 봉지에 담은 영양제 한달치가 들어있었다.

모노랩스가 제공하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정기구독 서비스 ‘아이엠’ 패키지. 사진 제공=모노랩스


스타트업 모노랩스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정기구독 서비스 ‘아이엠(IAM)’이다. 카카오톡 알림 서비스를 신청하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영양제를 복용하라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김씨는 "한번에 먹을 양이 한 봉지에 들어있어 편리하다"며 "출근시간에 쫓기는 날이나 외근, 출장을 갈 때도 거르지 않고 영양제를 꾸준히 챙겨먹게 되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면역 등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찾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 454억 원으로 5년새 20%가량 성장했다.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자)가 주소비층으로 재편되고 구독형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건기식 시장에서도 '커스터마이징(개인화)'이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열렸다. 지난 2020년 9월 글로벌 제약사 바이엘은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 케어오브를 약 2억 2500만 달러(환화 2564억 원)에 인수했을 정도다.

국내의 경우 현행법상 건강기능식품을 낱알 판매가 불가능하다. 의약단체의 반발로 정식 법제화가 이뤄지지 못한 채 2020년 4월부터 규제 샌드박스 특례로 소분 판매가 가능해졌다. 모노랩스를 비롯해 풀무원(01781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업체는 17곳. 규제 샌드박스 허용 기간인 2년이 지나도록 법 개정 여부가 결정되지 못하자 관련 업체들은 유효기간(2년) 1회 연장을 허용받아 연장 신청서를 제출하던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식품의약안전처가 지난달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법제화 기간이 명시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2024년 6월까지 건강기능식품법, 건강기능식품의 표시 기준 개정 등을 통해 융봉합 건기식 제조, 판매,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덩달아 관련 업계 움직임도 바빠졌다. 모노랩스와 같은 스타트업은 물론 식품 및 유통업계, 헬스케어 업계도 맞춤형 건기식 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닥터나우, 올라케어, 굿닥 등 비대면 진료 중계 플랫폼들도 관련 사업에 직접 뛰어들거나 중계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덩달아 건기식을 소분 및 포장하는 데 필요한 자동화 장치 수요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제약 자동화 시스템 국내 1위 업체인 제이브이엠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분 건기식 법제화가 공식화되면서 진출 업체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고성장세를 거듭하며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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