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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CEO] "글로벌 소재기업 도약…매출 1조 달성할것"

김해련 태경그룹 회장

액체탄산가스 등 13개 국내 선두

종이첨가제 '아스트라' 세계 유일

아이템서 인사제도·조직문화까지

'2세 경영'후 혁신 DNA 이식작업

연구개발·M&A 통해 성장 가속

김해련 태경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태경그룹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혁신의 시작은 업(業)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기업은 자신이 속한 산업의 본질을 잘 파악해서 차별적 경쟁 우위를 만들어야 합니다. 차별적 경쟁 우위를 극대화해야 국내에서도 1등, 글로벌에서도 1등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가 최근 만난 김해련(사진) 태경그룹 회장은 “업의 본질을 찾아 회사의 경쟁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게 모든 기업가들의 숙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2014년부터 김영환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 받아 김 회장이 이끌어 온 태경그룹은 전세계 37개국 2090개사에 수출하는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소재 전문 기업이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적극적인 M&A를 이어오며 2015년 태경에스비씨, 2020년 태경코엠을 인수했다. 앞으로도 활발한 M&A를 통해 매출 1조원 고지를 넘어서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태경그룹은 중질탄산칼슘과 드라이아이스, 액체탄산가스를 비롯한 13개 분야에서 국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친환경 석회질 비료, 고순도 수산화칼슘은 국내 유일, 종이 첨가제 ‘아스트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1975년 태경그룹(옛 송원그룹)을 설립한 선친이 소재 분야 선도 기업으로서 회사의 기반을 닦았다면 김 회장은 글로벌 1위로 나아가기 위한 전방위 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회장은 가장 먼저 조직 내에 혁신 DNA를 심는 데 팔을 걷어 붙였다. 그는 “앞선 8년 동안은 회사 내부 시스템을 개선하며 혁신 DNA를 이식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며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데이터 경영을 강조하며 회사 내 업무 구조상의 군더더기를 모두 제거했고 인사 제도와 조직 문화도 건강한 경쟁과 정당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싹 바꿨다”고 강조했다.

미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혁신 아이템을 발굴하는 데도 땀방울을 쏟았다. 김 회장은 “소재마다 다른 특징을 정확히 파악해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세계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며 "70여개에 육박하는 다양한 아이템(소재) 가운데 어떤 게 현 시점에서 차별적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집요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에는 한화그룹 출신 연구소장을 초빙해 태경그룹 부설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신제품 및 신사업에 관련된 중장기 R&D도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혁신 경영에 힘입어 태경그룹은 현재 친환경 소재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계열사인 태경에코가 생산하는 ‘액상 소석회’는 반도체·철강·화학·염색 공장에서 폐수 중화 및 공정 중 발생하는 오염 공기를 정화하는 ‘중화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고객사 요구에 맞춰 유해가스 제거용과 반도체 폐수 처리용, 수처리용, 피혁용, 식품첨가용으로 제품을 생산해 공급 중이다. 김 회장은 “친환경 소재 개발은 인류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며 “소재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일념을 갖고 미래 지향적인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이처럼 태경그룹의 환골탈태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으로는 패션 및 트렌드 분야 전문가로서의 배경이 꼽힌다. 1984년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페이스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하고 뉴욕주립패션공과대(FIT)에 진학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국내 패션 산업 초창기였던 1989년 여성복 업체 아드리안느를 설립했고 1년만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에 모두 입점해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1999년에는 국내 최초 온라인 의류 쇼핑몰 패션플러스를 창업해 연 매출 800억원대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같은 해 트렌드 컨설팅 업체 에이다임도 설립해 2011년까지 12년간 국내 최초의 소비자 트렌드를 개발하고 주도했다.

장학 재단은 태경그룹의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창업주 선친이 직접 사재를 들여 세운 ‘송원 김영환 장학재단’은 매년 대학 및 대학원생과 고등학생 200여명에게 8억 8000여만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재단 기금 총액은 148억 6000만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송원 김영환 장학재단은 기업이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태경그룹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사회에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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