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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기금 레버리지 투자 LDI 규모 2460兆…국채 금리 급등땐 붕괴 우려

[Global What-BOE 마음 돌리게 한 연기금 위기]

장기국채금리 급등에 채권값 '뚝'

마진콜 직면한 연금 자산 운용사

현금 확보 위해 채권 대량 투매도

중앙銀 결국 매입으로 긴급 처방

세계 금융시장 뒤흔들 뇌관될 수도


리즈 트러스 총리의 감세 폭탄이 촉발한 장기 국채금리 급등의 여파로 영국 연기금들이 지급 불능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중앙은행(BOE)이 ‘정책 모순’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긴급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도 연기금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영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연기금들도 대규모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BOE가 총 650억 파운드(약 100조 7000억 원), 하루 50억 파운드 규모의 긴급 장기국채 매입에 나선 것과 관련해 “연금·기금 운용사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보유 국채를 즉시 매각하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부채연계투자(LDI)로 알려진 영국 연기금의 투자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 영국 연기금들은 파생상품의 일종인 LDI를 통해 1파운드로 4파운드에 해당하는 영국 국채를 사들이는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다. 연기금들은 적은 돈으로 많은 국채를 보유한 효과를 내면서 남은 돈으로 고위험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올려온 것이다. 2021년 기준 LDI에 투자된 자산은 총 1조 6000억 파운드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투자는 국채금리 급등 시 손실을 키우는 문제가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달 23일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 직후 LDI에 투자한 영국 연금 자산 운용사들은 최소 10억 파운드의 마진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진콜은 펀드의 투자 원금에 손실이 발생해 증거금이 부족할 경우 이를 보전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가리킨다. 장기국채 금리 급등으로 국채 가격이 급락하자 펀드에 돈을 맡긴 기관들이 마진콜을 요구했고 운용사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채권을 대량 투매하며 장기금리가 다시 치솟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BOE가 황급히 구원투수로 나선 셈이다. 장기국채는 단기국채보다 금리 상승에 따른 가격 하락 폭이 커 채권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위기를 느낀 영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BOE에 시장 개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간부는 FT에 “BOE 측에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고 그 다음 날 BOE가 행동을 취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BOE의 개입이 없었다면 장기국채 수익률은 7~8%까지 올랐을 것이고 영국 연기금은 자산의 90%에 큰 손실을 입어 붕괴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BOE의 긴급 개입에도 금융시장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LDI에 투자된 자금뿐 아니라 자산운용사·뮤추얼펀드 등도 주식과 원자재까지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것(금리 폭등과 BOE의 시장 개입)은 종말의 시작일 수 있다”며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의 금융시장 혼란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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