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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싼값에 한 철'보다 '착한 소비' 눈떠…온·오프 유통사 속속 가세

■네이버, 포시마크 인수…주목받는 '중고 패션'

중고 의류, 2030년 840억弗대 성장

패스트패션 2배 달해 선점 경쟁 치열

현대百, 중고 전문관 잇따라 늘리고

롯데쇼핑·11번가도 리커머스 강화

미국 뉴욕 소호 명품거리에 위치한 중고 명품 플랫폼 '더리얼리얼'의 대형 오프라인 매장 전경. 서울경제DB




네이버가 미국 최대 규모의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한 것은 그동안 구축했던 리셀(재판매)과 중고 명품 거래 사업에 이어 리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고 거래는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e커머스뿐 아니라 전통적인 오프라인 업체들까지 줄줄이 뛰어들며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 매력이 큰 시장이라는 의미다.

4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중고 의류 세계시장 규모는 올해 430억 달러(약 61조원)로 예상된다. 성장세도 가팔라 2030년에는 840억 달러로 급성장해 패스트 패션 시장(400억 달러)의 en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 패션 시장의 확대는 패스트 패션에 피로감을 느낀 젊은 세대가 슬로 패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싼값으로 한 철 입는’ 패스트 패션이 환경 친화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젊은 소비자들은 기존의 옷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소비 방식에 점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또한 이런 행태에 대해 ‘착한 소비’로 규정하기도 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과 ‘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중고 시장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새 옷이나 새로운 명품을 사고팔기보다는 기존의 상품을 활용해 가성비와 가치 소비·판매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외에 중고 상품 시장은 요즘 대세 마케팅 중 하나인 스토리 마케팅과의 접점도 많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판매자의 이야기를 상품에 담는, 다시 말해 ‘스토리텔링’ 형식을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소비자가 희소성과 재미를 동시에 누릴 수 있게 할 수 있다.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4층에 입점한 중고 의류 플랫폼 브랜드 '마켓인유' 매장 전경. 사진 제공=현대백화점


이런 흐름은 국내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간 ‘신상’만 추구하던 백화점들이 중고 패션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지난해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랩’을 입점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신촌점 유플렉스관 4층 전체를 중고 상품 전문관인 ‘세컨드 부티크’로 만들었다. 롯데쇼핑(023530)은 중고나라의 지분 94%를 인수하며 리커머스 사업을 시작했고 11번가는 구구스와 손잡고 라이브방송에서 중고 명품을 판매한 결과 수천만 원대에 달하는 상품들이 완판되기도 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고 거래는 더 이상 경제적이 어려움을 상징하지 않는다”며 “사용한 제품이 아니더라도 구하기 어려운 신품을 사고파는 경로로 중고 시장을 활용하는 2030세대가 중고 거래 시장에 ‘큰손’으로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중고 시장의 성장세와 더불어 패션 분야 ‘버티컬 커머스’의 가능성에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패션 분야에서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버티컬 커머스는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역시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커머스 플랫폼 중 패션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며 전체 시장의 15%까지 커졌다. 이들은 처음에는 스트리트 패션, 2030 여성 패션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확보한 후 화장품·골프·중고 등 또 다른 분야로 가지치기 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신사다. ‘본업’인 캐주얼 스트리트 패션 사업 외에도 뷰티·골프·중고·명품·키즈 카테고리까지 사업을 확장했고 그 결과 지난해 거래액은 2조 3000억 원으로 전년의 1조 2000억 원 대비 90%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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