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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돈줄 마른 스타트업, 몸값 바겐세일에 매각도 추진

유니콘 넘보던 '명품커머스' 발란

기업가치 8000억→3000억 내려

부릉·왓챠는 경영권 매각 내걸어

블랭크코퍼레이션 회사 로고.




한때 천정부지로 치솟던 스타트업들의 몸값이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고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벤처 투자 시장의 급격한 유동성 위축에 따라 벤처캐피털(VC)들이 신규 투자를 일제히 줄이자 생존 자금을 확보하려 기업가치를 기존 평가보다 절반 밑으로 낮추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신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경영권 매각까지 추진하며 생존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6일 벤처 투자 업계에 따르면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으로 주목받던 스타트업들이 최근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하다 당초 목표한 기업가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외부 투자금으로 성장세를 지속해 왔는데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욕심을 일단 제쳐둔 것이다.

명품 커머스 플랫폼인 발란은 진행 중인 시리즈C 투자 유치에서 최초 투자자들에게 8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최근 3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벤처 투자 시장이 잇따른 금리 인상에 급격히 악화하자 투자를 주도하기로 했던 복수의 대형 투자사가 중간에 발을 빼 기업가치를 낮추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의 경쟁사인 트렌비도 투자 유치 과정에서 몸값을 당초 기대보다 크게 낮췄다. 트렌비는 최근 약 350억 원의 자금을 수혈받으면서 4000억 원대의 기업가치를 희망했으나 2800억 원 수준으로 낮춰야 했다. 트렌비는 애초 10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했으나 확보한 실탄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패션 플랫폼 업체인 메디쿼터스도 기존 3000억 원에서 1700억 원으로 기업가치를 절반 수준으로 낮춘 끝에 투자 유치 작업에 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벤처인 오름테라퓨틱은 기업가치를 직전 투자 유치 때와 같은 수준으로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IMM인베스트먼트 등에서 16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자금을 확보했으나 최근 시장에서 몸값이 비슷한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전 투자 유치 때보다 기업가치가 낮아진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1세대 비디오 커머스 기업인 블랭크코퍼레이션 역시 2017년 첫 투자 유치 당시 7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2018년 SBI인베스트먼트(019550)의 투자를 받으며 3000억 원으로 급성장했는데 최근 호텔롯데 등이 추가 투자에 나설 때는 기업가치가 약 1000억 원으로 급락했다.

기업가치를 낮춰도 투자 유치에 실패한 일부 스타트업들은 경영권 매각 조건까지 내걸며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자 경영권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부릉 측은 1조 원으로 희망했던 기업가치를 투자 유치 과정에서 8000억 원으로 낮췄지만 투자가를 찾을 수 없자 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며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메쉬코리아의 기존 주주사로 네이버(NAVER(035420))와 GS리테일(007070)·현대자동차 등이 포진해 있지만 매각 과정에서 부릉은 지난해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인 5500억 원을 사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왓챠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왓챠는 지난해 투자 유치에서 3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올 초만 해도 5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투자 유치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번번이 투자 유치 작업이 공전을 면치 못하자 회사 측은 경영권 매각까지 내걸고 자금 조달에 나섰는데 매각가로는 1500억~1600억 원이 거론된다. 한 벤처캐피털 대표는 “벤처 시장의 자금줄이 마르면서 스타트업이나 창업자의 시간은 가고 ‘투자자의 시간’이 왔다”며 “제한된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심화하면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 하락 현상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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