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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배달 판 ‘타다 사태’ 재연되나





“고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하나 만들어서 공짜로 돈 버는 게 무슨 혁신이냐.” 2년 전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에 대한 1심 무죄 선고가 내렸던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은 택시기사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했다. 이들은 ‘타다는 불법 콜택시’라며 타다 때문에 택시 수익이 크게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가 일명 ‘타다금지법’을 통과시키며 택시기사들의 손을 들어줬고, 결국 타다는 2020년 4월 사업을 접어야 했다.

2년이 흐른 지금 모빌리티 업계에 ‘혁신’이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택시 대란은 더 심해졌고 정치권에서는 택시 호출료 인상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급기야 타다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논의까지 나온다. 늦어진 혁신 앞에 남은 것은 더욱 커진 소비자들의 불편과 부담뿐이다.



혁신은 거창한 게 아니다. 작은 편리함을 줬다면 이는 기존 산업이 하지 못한 것이고 그 자체로 혁신이다. ‘고작 모바일 앱 하나’에 불과한 플랫폼에는 수많은 개발자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다. 그 노력이 변화를 만들었다.

타다를 향해 쏟아지던 비난이 최근 배달 플랫폼을 향해 재연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배달 플랫폼이 소상공인과 상생해야 한다는 이유로 매년 열리는 국정감사에 업체 대표들을 단골처럼 부른다. 플랫폼이 결코 공짜로 운영되는 게 아님에도 사실상 공짜로 운영해달라며 아우성이다. 포장 주문에도 데이터 관리나 시스템 유지 비용이 등이 들어가지만 최근 포장 수수료에 대한 무료 혜택이 종료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일각에서는 물가 상승의 책임을 배달 플랫폼에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전단을 모바일 앱에 모은 배달 플랫폼들은 분명 변화를 만들었다. 냉장고에 가득 붙어 있던 전단을 없앴고, 새롭게 이사 간 지역에서 어디가 맛집인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줬다. 소상공인들은 전단을 만들 필요 없이 플랫폼을 마케팅 채널로 활용했고, 어떤 소비자들이 무슨 음식을 주문하는지 쉽게 알 수 있게 해줬다. 플랫폼에 일방적인 상생을 요구하기 전에 이들이 만든 변화를 다시금 살펴볼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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