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가운데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200억 달러 가까이 감소하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환율 변동성 확대에도 원화 절하폭이 주요국 통화와 비슷한 수준일 뿐만 아니라 외환보유액 감소 폭도 상위권 국가 중 중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7일 국정감사 업무 현황 자료를 통해 “원·달러 환율은 8월 중순 이후 미국·유럽의 긴축 강도 강화 기대 등으로 상승세가 확대됐으며 9월 하순에는 일부 선진국의 금융시장 교란 요인 등으로 변동성이 더욱 증대됐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 긴축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위안화·엔화 약세,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투자 수요 등이 가세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글로벌 달러 강세에 주로 기인한 만큼 절하 폭은 주요국 통화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비상대응계획을 재점검하고 24시간 모니터링과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 펀더멘탈과 괴리돼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실시했다고 했다. 국민연금과 100억 달러 한도 안에서 외환스와프 거래를 하기로 하는 등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에 대한 평가도 함께 내놓았다. 외환보유액은 외환시장 급변동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한 준비자산이라는 점에서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 감소 폭은 외환보유액 상위국 중 중간 수준이라고 했다. 한은은 “대규모 순대외금융자산, 낮은 단기외채 비율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외환보유액 규모는 대외 충격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은은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유동성 지원 방안도 언급했다. 금융안전망 강화, 교역 촉진 등을 목적으로 주요 선진국이나 교역 상대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상태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 협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앞으로도 주요 선진 중앙은행들과의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통화스와프를 포함해 유사시 유동성 지원 방안에 대해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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