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로 여는 수요일]친견





- 이시영

달라이 라마께서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중국의 한 감옥에서 풀려난 티베트 승려를 친견했을 때의 일이라고 한다. 그 동안 얼마나 고생이 심했느냐는 물음에 승려가 잔잔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고 한다. “하마터면 저들을 미워할 뻔했습니다 그려!” 그러곤 무릎 위에 올려놓은 승려의 두 손이 가만히 떨렸다.

하마터면 의심할 뻔했습니다. 어찌 미워할 일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까. 영토와 주권을 빼앗기고 탈출한 백성이 어찌 통곡을 미소로 바꿀 수 있었단 말입니까. 정든 고향과 이웃을 잃고도 어찌 눈물의 습기를 분노의 화기로 바꾸지 않을 수 있었습니까. 국경 밖 남루한 임시정부를 세웠다가 가까스로 나라를 되찾은 이들도 있습니다. 감옥에서 풀려나셨다니 굴종하지 않고 맞서셨군요. 나라를 잃어도, 나라를 잃지 않아도 일상은 사랑과 미움으로 점철됩니다. 어찌하면 싸우되 미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시인 반칠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