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과다하다는 비판이 나오며 인터넷TV(IPTV)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회 지적에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종호 장관이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고, IPTV 3사 임원과 과기정통부 관계자가 만남을 가질 계획으로 알려져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망사용료 법 입법이 불투명해지는 가운데 수 조 원 단위 송출료마저 인하된다면 현재도 낮은 수준인 초고속인터넷·인터넷TV(IPTV) 이익률이 더욱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20일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IPTV 3사 고위 임원과 국장급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비롯해 국감에서 거론된 IPTV 관련 사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뿐만 아니라 IPTV와 관련한 현안 파악을 위한 자리”라고 전했다.
업계는 이번 만남이 지난 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 여파로 이뤄졌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당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TV홈쇼핑 사업자가 방송 매출 60%에 달하는 금액을 송출료로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60%는 많다고 생각한다”며 “산정 기준이 시대에 맞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감에서 IPTV 관련 사안은 홈쇼핑 송출수수료 외에 딱히 논의된 것이 없다”며 “오는 24일 종합감사를 앞두고 국회 보고를 위한 만남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감 지적대로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조 단위에 달하고 증가 속도도 빠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12개사가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전년보다 11.2% 증가한 2조2508억 원에 달했다.
현재 정부가 송출수수료를 강제적으로 인하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가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의견에 동의하자 업계에서는 ‘인하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긴장감이 돈다. 통신업계에서는 망사용료 법 입안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와중 홈쇼핑 수수료까지 줄어든다면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 통신업계의 유선 수익은 수 년째 답보 상태다. 5세대 이동통신(5G) 보급에 힘입어 이동통신 매출과 수익은 늘고 있지만 유선인터넷·방송 실적은 별개인 탓이다. 유선 사업만 벌이는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매출은 4조491억 원, 영업이익은 2755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6.8%에 불과했다. 4대 홈쇼핑(GS·CJ·롯데·현대)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4조7889억 원, 영업이익은 4919억 원이다.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20.4%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0.3%으로 SK브로드밴드보다 높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의 수수료가 과다한 측면이 있어 보이지만 홈쇼핑 사업자들 역시 대기업 유통망”이라며 “송출수수료 인하가 중소 상공인을 위한 것이 아닌 홈쇼핑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면 상생이 아닌 또 다른 대기업 배불리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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