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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익률 15%대 추락…바이오·화학 등 전방위 확산

◆시총상위 20대기업 영업익 급감

삼바 4%P·LG화학 5%P 하락 등

주력 기업 영업익 92조 → 76조

매출 1000조 넘어도 수익성 '뚝'

외환 위기 수준으로 악화될수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올해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의 매출액은 10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7조 원이나 급감해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수로 추락할 것이 유력하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005930)만 보더라도 현재 국내 대기업들이 맞닥뜨린 수익성 악화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짙어지면서 올해 영업이익률이 15.61%로 2.85%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낮은 추정치를 제시한 증권사(유진투자증권)의 추산대로라면 영업이익률이 14.75%까지 하락한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률이 15%를 밑돈 것은 2019년(12.05%) 이후 3년 만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요 둔화와 급격한 재고 조정으로 반도체의 실적 변동성이 예상 범위를 벗어났다”면서 “수요 회복을 막연하게 기대하기 어렵다”며 시장의 우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코스피 상위 20개 기업(금융·지주사 제외) 중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12곳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28.86%에서 올해 20.56%로 8.3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둔화와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면서 ‘2년 연속 영업이익률 20%대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첨단소재·석유화학·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LG화학(051910)도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6.87%로 지난해(11.78%)보다 5%포인트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바이오주의 양대 산맥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4.43%포인트), 셀트리온(068270)(-6.60%포인트)도 역성장 전망이 짙어지는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20대 기업의 매출액 총액은 지난해 892조 8093억 원에서 올해 1053조 3180억 원(추정치)으로 오르면서 1000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92조 8024억 원에서 75조 5522억 원으로 오히려 17조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두 지표상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회사의 덩치는 키웠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더욱 뼈아프다.



수출을 주도하는 상위 대기업들의 실적이 침체를 겪으면서 이 같은 상황이 전체 업종으로 번져나갈 조짐 또한 나타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1일 기준으로 최근 5개년 동안 추정 실적이 있는 코스피 종목 총 257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액 총액은 211조 6556억 원이다. 지난달만 해도 220조 원가량으로 예상됐지만 한 달 새 약 5% 낮아지면서 지난해 212조 4574억 원보다 아래로 떨어졌다. 하루가 다르게 영업이익 예상치가 낮아지면서 업계에서는 “200조 원 아래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코로나19 극복 조짐과 함께 성장 궤도에 오를 것처럼 보였던 기업 경기는 이후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원자재 가격 급등,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이 겹치면서 수출 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급격히 나빠졌다. 기업의 노력으로 해소할 수 없는 변수들인 데다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다양하다. 특히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서 국제 원자재 수입 가격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 치명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수입물가 영향이 더 크다 보니 무역수지는 악화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기준 무역수지는 49억 5400만 달러로 7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확실시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무역수지 적자는 높은 수입물가에 기인한 만큼 주요국과의 통화 스와프 확대 등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수출로 먹고사는 국내 대기업들의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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