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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외교' 상징 외교라인 전면에…한중관계 어디로

외교수장 양제츠보다 유명한 왕이

정치국원 올라 외교 사령탑 예약

독설가 친강 주미대사가 왕이 후임

MB 방중 때 '한미 동맹' 맹비난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시진핑 3기’의 출범과 함께 외교라인이 강경파 위주로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관계는 물론 한중 관계에도 격량이 예고된다. 대외적으로 더 공격적인 외교를 펼칠 것으로 관측되는 외교라인의 면모를 들여다본다.

지난 22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중앙위원 205명 중에 69세인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앙위원 명단에 포함됐다. 당초 67세까지는 유임될 수 있고 68세 이상은 퇴임한다는 ‘칠상팔하’를 관례로 할 때 왕 부장도 물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자리를 지켰다.

왕 부장은 올해 72세로 중앙위에서 물러나게 된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의 뒤를 이어 외교 사령탑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왕 부장의 대외 노출 빈도가 높아 그동안 외교 수장으로 인식됐지만 이제 진정한 외교 분야 1인자로 올라서는 셈이다. 그는 23일 발표된 정치국원에도 이름을 올려 외교 수장을 사실상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왕 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2013년부터 외교부장을 맡았다. 시진핑 2기인 2018년부터는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을 겸하고 있다. 대학 때 일본어를 전공한 그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주일대사를 역임했다. 이어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맡아 동북아 외교에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왕 부장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며 때론 거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6년 6월 캐나다 방문 때 중국의 인권 탄압에 대한 질문을 받으며 “당신의 질문은 중국에 대한 편견과 오만으로 가득 차 있다”고 답변한 것이 있다. 왕 부장은 “대체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단 말인가”라며 “납득할 수 없다”고 강하게 화를 냈다.



한국이 사드 배치를 확정했을 때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항장이 칼춤을 추는 의도는 패공(유방)을 죽이려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당시 윤병세 외교부장관을 만나서도 이를 재차 언급하며 한중간 신뢰 기조를 해쳤다고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친강 주미대사


왕 외교부장의 후임으로는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의 상징인 친강 주미 대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친 대사도 이번에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톈진 출신으로 중국 국제관계학원 국제정치과를 졸업하고 1992년부터 30년간 외교부에서 근무한 ‘외교통’이다. 주영국대사관에 세 차례 근무하는 등 유럽통으로 분류되며 신문사 국장, 예빈사 국장을 지내며 시 주석의 의전을 챙기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친 대사를 “시진핑 주석이 신뢰하는 외교 참모”라고 칭했다.

외교부 대변인을 두 차례나 역임하며 거침 없는 발언과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첫 날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동맹은 냉전 시대의 이른바 ‘군사동맹’”이라고 비판해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2009년 ‘위구르의 대모' 레비야 카디르와 달라이 라마를 비교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 명은 여자고 한 명은 남자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며 “조국의 분열을 조장하고 민족의 단결을 파괴한다는 점”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주미대사 임명 후에는 거친 발언을 연일 쏟아냈다. 주미대사로 미국에 도착하자 “중국이 워싱턴에 늑대전사를 보냈다”고 보도할 정도였다. 친 대사는 지난해 8월 전직 미국 고위 관료들과 화상회의 도중에 미국을 향해 “제발 닥쳐라(Please shut up)”는 표현을 썼다고도 전해졌다. 사드 문제를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을 놓고 우리나라와 중국의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에 싸움꾼, 독설가로 알려진 그가 외교부장을 맡을 경우 한중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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