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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딸 위치 추적했더니 장례식장"…유족들 하염없이 눈물만

사망자 5명 이송된 의정부을지병원

신원 확인 이후 울음·절규만 가득

30일 이태원 참사 사망자 시신 5구가 이송된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을지대병원 장례식장. 신중섭 기자




“밤에 딸과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위치 추적을 했더니 마지막 장소가…”

30일 오전 11시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에 위치한 의정부을지대병원 장례식장. 이곳에는 고(故) 이모(23·여) 씨를 포함해 전날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참사로 변을 당한 사망자 5명의 시신이 오전 6시30분께 이송됐다. 하지만 아직 장례식장에 도착한 유가족은 이씨의 가족 뿐이었다. 사망자가 너무 많았던 탓에 시신이 수도권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져 이송된 데다, 경찰의 신원 확인 역시 시간이 걸리면서 유가족들도 곧바로 사망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에는 경찰이 먼저 도착해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도착한 이씨의 유가족은 황망한 표정으로 대기실 의자에 걸터앉아 있었다. 이씨의 가족은 딸과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해 위치 추적을 했다. 경찰이 확인한 마지막 위치는 이곳 장례식장이었다. 이씨의 아버지는 강원도에 있다 갑작스러운 딸의 소식을 듣고 곧장 의정부로 달려왔다. 이씨의 어머니는 더 이상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고 축 늘어진 채 연신 “우리 딸 어떡하나”라는 말만 반복했다. 가족들 사이에서 가까스로 울음을 참고 있던 이씨의 오빠는 따로 빠져나와 참았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측에서 30일 이태원 참사 사망자를 위해 마련한 임시 가족 대기실. 신중섭 기자




병원 측은 곧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위한 임시 대기실을 마련했다. 이후 오후부터 속속 유가족들이 도착하면서 장례식장은 점점 울음소리와 절규로 가득해졌다.

고 박모(27·여)씨의 경우 당초 경찰 확인으로는 이송된 사망자가 45세로 파악돼 동명이인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박씨의 어머니는 장례식장 도착 후 본인의 딸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자 그대로 통곡했다. 이곳으로 이송된 유일한 남성 사망자인 이모(22)씨의 어머니로 보이는 유가족 역시 장례식장 앞에 털썩 주저 앉아 흐느꼈다.

또 다른 사망자의 할머니로 추정되는 유가족은 시신이 의정부로 이송된 배경과 절차를 잘 몰랐던 탓에 “왜 이렇게 먼 곳으로 데려다 놓은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경찰은 오후 2시 30분께 의정부을지대병원에 도착한 사망자 5명의 신원 확인과 유가족 인계를 완료했다. 서울시 직원도 도착해 사망자들의 연고지를 확인했다. 사망자 및 유가족의 거주지가 모두 의정부가 아닌 탓에 빈소는 다른 곳에 차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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