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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왜 내가 느끼는 물가는 항상 더 높을까

■한훈 통계청장





최근 우리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통계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소비자물가지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 대비 5.6%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실제 가구가 소비를 위해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평균적 가격 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458개 대표 품목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작성되고 있다. 다만 소비지출로 보기 어려운 소득세, 예술품, 주택 구매비 등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주위에 보면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물가 상승률보다 본인이 느끼는 체감물가 상승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럼 왜 공식 물가와 체감물가의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일반 국민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측정상의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측정상 요인이란 평균적 가구와 개별 가구 간의 소비 품목과 가중치가 달라서 발생하는 것이다. 공식 물가는 전국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액의 1만 분의 1 이상인 458개 품목을 대상으로, 품목별로 가중치를 각각 부여해 측정한다. 반면 개별 가구의 소비 품목과 비중은 평균과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정상 요인에 의한 차이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지만 연령대별, 가구 특성별로 세분화된 통계를 작성한다면 그 차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심리적 요인은 사람들이 구매 빈도에 따라 가격 흐름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거나 가격 하락과 상승에 보이는 반응이 다른 경향이 있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지출 금액이 적더라도 자주 구매하는 품목에 대해 구매할 때마다 가격 상승을 인지하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 가격이 내려가는 것에는 둔감하고 오르는 것에는 민감하다. 올해 9월을 예로 들면 수입 쇠고기(12.7%)와 배추(95.0%) 등의 가격 상승에는 민감하지만 병원 검사료(-19.6%)나 유치원 납부금(-19.1%) 등의 하락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하다. 또 기술 발달에 따른 소비 품목 조정도 심리적 요인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즉 소비자물가지수의 대상이 되는 기본 기능 중심의 가전제품 가격은 하락했는데 소비자가 가격이 오른 고기능의 제품을 구매한다면 공식 물가는 하락했는데 소비자는 물가가 상승한 것으로 느끼게 된다.

이런 이유로 공식 물가와 체감물가는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고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공식 물가에 대해 체감하는 정도는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우리 생활 전반에서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정부가 경기를 판단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구매력을 고려해 국민연금·최저생계비 등 각종 기준액을 조정할 때도 사용하고 있다. 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목표로도 활용된다. 국민과 늘 긴밀하게 교감하면서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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