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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거점지역인 해밀턴호텔 골목, 왜 순찰구역에서 빠졌나

■계속되는 부실대응 의혹

주요지시사항에 인근거리 순찰 포함

실제 순찰구역상세 항목에서는 빠져

파출소직원 “충분한 인력지원 없어"

29일 이태원파출소 근무일지 중요지시사항에는 ‘이태원로 27가길’ 순찰이 포함됐다.




29일 이태원 참사 당일 사고 발생 지역 인근인 해밀턴 호텔 뒤편 골목은 경찰의 ‘주요지시사항’으로 지정돼 있었다. 그러나 ‘순찰구역상세’ 항목에서는 이 장소가 빠져있고 경찰이 이 곳을 실제로 순찰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인파가 몰리면서 순찰차가 접근하기 힘들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경찰이 ‘거점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관리 인력을 충분히 배치하는 등 사전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 당일인 29일 밤 이태원파출소 근무일지에 적힌 경찰 주요지시사항에는 ‘순찰차별 탄력순찰 코스 및 거점지역’이 명시돼 있었다. 경찰의 주요지시사항은 통상 업무를 기재한 것으로 실제 사고 당일 순찰 경로는 아니다.

이날 주요지시사항엔 순찰차 4대의 순찰 코스와 거점장소가 적혀있었다. 순찰차 32호의 순찰코스에는 ‘이태원로 27가길 26 부근이 포함됐다. 이 길은 사고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뒤편 골목으로 사고 발생 지점 이태원역 1번출구 방향으로 내려가는 인파가 가득 몰려 정체가 발생한 구역이다.

이태원 사고가 발생한 29일 이태원 파출소의 근무 일지. 순찰구역상세 항목을 살펴보면, 순찰 장소로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빠져있다.


다만 주요지시사항과 달리, 문서 하단에 정리된 ‘순찰구역상세’ 항목에서는 해당 장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순찰구역상세에 명시된 순찰 경로는 ‘서울디지텍고-이태원초등학교-이태원2동 주민밀집지역-이태원우체국-경리단길-이태원 어린이공원’ 뿐이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과 한참 동떨어진 장소다.

경찰 관계자는 이태원 파출소 근무일지에 대해 “해당 자료는 통상 업무를 적어놓는 것으로 실제 당일 수행한 업무와는 다를 수 있다”며 “실제 순찰을 돌았는지 여부는 경찰차 GPS나 인근 CCTV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일 사고 발생 지점에는 인파가 가득 몰려 순찰차가 순찰을 돌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순찰을 위한 ’거점 지역‘으로 지정돼있던 구역에 충분한 인력을 배치하기 위한 사전 대응도 없었다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9시 40분 경 해당 구역을 지나왔다는 20대 A씨는 “경찰은 사고 발생 지점에서는 보지 못했고 건널목 쪽에서 두세명 정도 봤다”고 밝혔다. 오후 9시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20대 여성 B씨도 “참사 당일 해당 골목에 경찰은 아예 없었고, 메인 거리를 지날 때에도 경찰이 통제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은 당시 1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파가 좁은 거리에 몰렸으나 충분한 인력을 지원받지 못했다며, 이날 참사는 인력 부족으로 빚어진 문제라고 호소했다. 본인을 이태원 파출소 직원이라고 밝힌 C씨는 이날 경찰 내부망을 통해 “당시 근무 중이던 약 20명의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면서 “이전에도 ‘이태원지구촌축제’ 대비를 위해 기동대 지원을 요청한 바 있으나 지원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경찰 D씨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글을 올려 “시간당 수십건씩 떨어지는 112신고를 처리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압사 사고를 통제하고 있었다면 112신고는 누가 뛰냐”고 반문하면서 “경찰청, 서울청은 (이런 상황을) 예상 못하셨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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