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안전성' 믿고 투자한 채권형 펀드, 왜 마이너스일까?[도와줘요 자산관리]

■남명수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최근 고물가 지속에 대한 부담이 결국 금리 인상이라는 통화 긴축과 성장 둔화, 경기 침체 우려로 이어지며 녹록지 않은 투자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 경제 데이터들은 예상보다 높거나 낮게 나오며 해석에 따라 시장에 호재가 되기도, 악재가 되기도 한다.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시장의 방향성이 모호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안전한 투자 자산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A씨는 올해 3월에 목돈으로 미국 10년 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에 가입했다. 가입 당시 2.48%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월 말 현재 4.03%로 상승했다. 현재 펀드의 수익률은 -12% 수준이다. 입출금식 통장에 여유 자금이 있지만 변동성이 커 지켜보고 있다. 금리는 올랐는데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왜 마이너스일까?

Q1. 채권 금리가 오르는데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투자자 입장에서 채권을 건물이라고 생각해보자. 만약 ①정기예금 금리 3% ②임대수익률 6%(5억 원 투자해서 연간 얻을 수 있는 임대수익이 3000만 원인 건물) 자산이 있다면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할까? 모두가 수익이 더 높은 임대수익률(②번)을 선택할 것이다.

이때 ②번을 향한 투자 수요가 많아지면 5억 원이었던 건물 가격은 더 오르게 된다. 하지만 가격이 6억 원으로 오르면 임대수익률은 5%로 낮아진다. 임대수익은 여전히 3000만 원이기 때문이다. 임대수익률은 하락했지만 가격은 오르게 된 셈이다.

그럼 ②번을 선택한 사람은 손해일까, 이익일까? 정답은 ‘이익’이다. 수익률은 5%로 평가됐지만 투입한 자산은 여전히 5억 원으로 6%의 수익률을 그대로 받기 때문이다. 시장 수익률과는 관계가 없는 셈이다. 게다가 투자한 건물 가격도 기존보다 20%나 올랐다.

이 개념을 채권에 적용한다면, 채권 가격이 오를 경우 기존 보유자의 수익률은 떨어져도 이익이다. 즉, 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고 금리가 높아졌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내렸다는 뜻과 같다. 뉴스 등에서 ‘전날 국채 금리가 떨어졌다’는 다르게 말하면 ‘채권 가격은 올랐다’는 의미다.

Q2. 채권형 상품에 투자하면 두 가지 수익이 있다?


채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은 두 가지다. 만기까지 가격 변동과 관계 없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이자 수익’과 시장의 금리 변화에 따라 채권 가격이 오르고 내림으로 발생하는 손익인 ‘자본 차익’이다.

채권에는 표면금리(쿠폰금리)와 유통수익률(매매금리) 두 가지 금리가 있다. 이자 수익은 펀드가 보유한 채권에서 고정된 표면금리로 만기에 얻게 되는 이자다.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주식 배당처럼 고정적인 소득과도 같아 금리 상승 시 생길 수 있는 자본 손실 하락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본 차익이란 채권이 유통되는 매매수익률(매매금리)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채권을 사고 파는 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매매수익률은 채권을 지금 사서 만기까지 보유할 때 얻게 되는 수익률이다. “국채수익률이 3%에서 3.2%로 상승했다”라고 한다면, 여기서 국채수익률은 매매수익률을 나타낸다.

이때 채권형 펀드는 한 가지 채권이 아닌 만기와 종류가 다양한 채권을 가지고 매일 고시되는 금리에 따라서 시가평가를 하게 된다. 시가평가를 해서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낮아져 손실이기 때문에 그 자본손실이 반영돼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된다.

위에서 A씨가 가입한 펀드 역시 기준금리 인상기 채권 가격의 하락으로 자본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에 -12%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 중앙은행은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해오고 있다. 이는 물가의 의미있는 하락을 확인하기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주변의 가로등이 월스트리트 도로 표지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Q3. 그럼 채권형 상품의 진입 시점, 투가 적기는 언제일까?


최근 금리를 보면 채권형 상품에 투자하기 매력적인 금리 수준이다. 미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반영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자산가치 기준이 되고 있는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2%대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구간에 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돼 성장 둔화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수요 증가에 의해 금리가 낮아져 채권의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채권형 상품에 투자해 최적의 수익을 보기 위한 진입 시점은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고 금리 인하로 돌아설 때다. 11월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12월 FOMC 금리 인상 변화에 시장이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금리가 가장 높은 시점까지 채권 투자를 기다릴 것인가’란 고민이 생길 수 있다. 내년 초까지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른다고 예상하면 지금 매수한 채권형 상품 가격은 떨어져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고 만기가 긴 예금에 가입해 채권을 담지 않아 혹시라도 투자 기회를 잃어버리진 않을까 우려도 되는 상황이다. 타이밍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나의 채권에 직접 투자가 아닌 공모 채권형 펀드에 간접 투자해 만기가 여러 개인 채권에 분산, 분할매수로 대응할 수 있다.



Q4. 그렇다면 주의할 점은?


향후 기준금리, 경기 불확실성, 채권시장 상황 등 매크로 경제의 변동성에서 내가 투자한 채권의 위험 요소를 잘 알아야 한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기초 체력이 약한 기업이나 국가는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용 등급에 따라 예상되는 채권의 부도 위험,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투자기간에 비례해 채권가격은 변화되는데,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의 민감도인 기간으로 표시되는 ‘듀레이션(duration)’을 알아야 변동성을 체크할 수 있다. 듀레이션이 1과 5인 채권이 있다면, 시장금리가 1% 하락할 때 듀레이션 1이면 채권가격이 1% 오르고, 듀레이션 5면 채권가격은 5%가 오른다.

즉, 만기가 30년인 채권의 듀레이션이 24라면 시장금리가 1% 상승할 때 채권가격은 24%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금리가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Q5. 채권으로만 구성한 포트폴리오 전략은?


그렇다면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할까? 위험 대비 수익을 높이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현금 흐름을 고려한 유동성과 수익성, 예상 시나리오와 다른 시장 상황과 마주했을 때를 대비한 리밸런싱을 염두해 분산 운용해야 한다.

만기가 짧은 채권은 듀레이션이 짧고 만기가 긴 채권은 듀레이션이 길다. 장기채권의 경우 경기가 하락해 금리가 내려간다면 수익률이 높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손실률이 높아지게 된다. 위험 관리 측면에서 원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는 단기채권과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중·장기채권을 자금의 목적에 맞춰 비중을 나눠야 한다.

일례로 경기 둔화 및 금리 인상을 예상해 단기, 중기, 장기채권을 각각 35%, 25%, 40% 비중으로 담았다고 생각해 보자. 시간이 지나 생각보다 경기 둔화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단기채권을 매도해 장기채권을 더 매수하는 리밸런싱을 실행하면 된다.

채권 종류 선택에 있어선 회사채나 하이일드채권보다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국채 위주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경기를 나타내는 제조업 구매관리자(PMI)지수 등 경제 데이터에서 경기 위축에 대한 시그널이 나타나고 기업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Q6. A씨에게 제안하는 솔루션


A씨는 목돈을 일시에 장기국채에 투자해 금리에 민감한 상황이다. 수익률이 -12%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매크로 경제 현황과 통화 정책 방향성을 확인해 향후 금리 경로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금리 인상 사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금리가 하락해 채권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여유 자금으로 분할 매수 시점을 신중하게 준비해야 할 듯하다.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는 시점까지 현금 비중을 가지고 기다린 후 추가 매수 계획을 세우는 것을 제안한다.

현금 비중의 규모와 자금의 용도에 따라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과 단기채권으로 유동성과 이자 수익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물가와 기업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경기에 부정적 영향이 커져 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고 하락하는 양상이 보인다면, 예정보다 분할매수 시점을 앞당기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채권은 거시경제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자산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지만 투자의 관점에서 경기 하락기를 대비해 미래에 수익률을 높이는 채권 비중을 확대한다면 자산 포트폴리오를 ‘플러스(+)’로 만드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다.

남명수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 남명수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NH All100자문센터’는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금융(재무설계)전문가 등 자산관리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종합금융상담·세무상담·부동산 상담·은퇴설계 등 전국의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1:1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