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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2년만에 최저…'횡재세' 불똥 우려까지

[3高에 6대 핵심산업 위태]

■정유사, 수요·정제마진 감소

유가 하락·경기침체로 수요 위축

정유기업 영업익 70% 급감 불구

국내외선 "초과이익 환수" 별러

脫탄소 흐름 속 사업다각화 고민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올렸던 국내 정유사들의 분위기가 급격히 반전되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화 강세에 정유사의 실적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정제마진이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며 3분기 실적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열풍 속 유럽연합(EU)이 에너지 업계에 본격적으로 횡재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자칫 불똥이 튈까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셋째 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비나 수송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돈이 없다는 뜻이다. 이는 2020년 9월 둘째 주에 기록한 -0.1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11월 첫째 주 기준 정제마진은 배럴당 4.6달러 수준으로 올라오긴 했지만 통상적으로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 5달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6월 넷째주 정제마진이 배럴 당 29달러가 넘으며 호황을 누렸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하반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5.9% 증가한 12조3203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반기는 상반기의 절반 수준밖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69.8%, 70.3%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장기적인 시황도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횡재세 논란도 정유사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EU는 최근 발전사와 가스·석유 기업으로부터 횡재세 등으로 약 195조원을 거둘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가스 가격으로 에너지 업계가 대규모 이익을 내자 초과이익 일부를 환수해 향후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활용하자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현재 국내에서도 정유사를 대상으로 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문제는 글로벌 에너지 산업구조와 국내 정유사 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해외와 동일한 법안을 적용할 경우 국내 정유업계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에너지 업체는 원유를 직접 시추하고 되파는 구조인 반면 국내 정유사들은 가격 변동에 따라 원유를 사들이고 이를 가공해 되판다. 즉 원유 가격이 원가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EU의 횡재세를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불과 2년전에 유가 하락으로 5조원대 적자가 났을 때 정부가 보조해 준 것도 아닌데 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도 않고 기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정유사들의 속내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각종 정책을 실시하는 가운데 작업 공정 상 탄소가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는 정유사들은 이 같은 정책을 따라가기 위해선 사업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전통적인 정유 사업 대신 윤활기유,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비정유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개별 기업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탄소 중립 사업에 대한 지원 없이는 관련 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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