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직원들에게 회사가 경기 침체를 버티지 못하고 파산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했다. 최근 보안 및 프라이버시 준수 관련 임원들이 줄사표를 낸 가운데 회사를 갓 인수한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첫 e메일에서 ‘파산 경고’까지 제기하자 트위터의 내부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앞으로 펼쳐질 경제 상황은 광고 시장에 의존하는 우리 같은 회사에는 특히 끔찍할 것”이라면서 트위터가 내년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낼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누누이 강조한 돌파구는 유료 구독 모델이다. 그는 “앞으로의 험난한 길을 가려면 치열하게 일해야 한다”며 “구독 모델의 경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시지에 사탕발림(인사치레)을 할 방법이 없다”며 직원들에게 보낸 첫 e메일은 경고와 금지 사항들로 가득한 강압적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지침 중 하나로 머스크는 팬데믹 이후 트위터에 자리 잡은 ‘원격근무’ 정책을 금지했다. 그는 “직원들은 반드시 일주일에 최소 40시간 이상 사무실에서 일해야 한다”며 신체적 이유로 출근이 힘들거나 개인적인 중요한 의무가 있는 경우만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5월 말부터 사무실 근무를 시행한 테슬라의 경우 사무실 출근을 거부하는 직원들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스페이스X 등 제조 기반 기업 문화를 서비스 기업에 억지로 이식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머스크의 ‘불도저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위터의 핵심 인력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O)인 리 키스너와 데이미언 키런 최고프라이버시책임자(CPO), 메리앤 포가티 최고컴플라이언스책임자가 줄줄이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지면서 트위터의 사용자 보안과 프라이버시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짜 뉴스 방지 등의 업무를 맡아온 신뢰 및 안전 담당 글로벌 책임자 요엘 로스와 마케팅 및 영업 책임자 로빈 휠러도 퇴사 행렬에 동참했다.
현재 트위터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데이터 이용 관행과 관련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FTC 측은 “깊은 우려를 갖고 회사의 최근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위터가 올 5월 타깃 광고에 개인 정보를 활용한 것이 적발돼 FTC와 합의를 한 만큼 이 같은 일이 재발할 경우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