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포털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달 열릴 카타르 월드컵을 맞아 경기 생중계와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양사는 단순 중계를 넘어 이용자 커뮤니티 기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월드컵을 기회로 삼아, 최근 각각 서비스 확대 중인 ‘오픈톡’과 ‘오픈채팅’의 이용자를 크게 늘리고 광고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0일 포털에 월드컵 특집 페이지 ‘카타르 2022’를 개설했다. 이용자에게 월드컵 경기 생중계, 주요 경기와 명장면 다시보기(VOD), 승부 예측, 선수 응원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 9월 스포츠 콘텐츠에 우선 도입한 ‘오픈톡’을 이번 월드컵 기간 이용자 소통·응원용으로 적극 활용한다. 오픈톡은 특정 주제별로 인원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채팅방이다. 출시 한달여 만인 지난 7일까지 2000개 이상의 채팅방이 만들어졌다. 향후 드라마·증권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월드컵 중계권 확보를 통해 광고주 수요를 적극 포착하고 경쟁력 있는 광고 상품 출시에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오픈톡을 확대해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광고, 커머스 등의 사업과 시너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국내 포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 중계권을 따내며 월드컵 기간 스포츠 팬들을 확보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월드컵과 올림픽 개막이 임박할수록 중계권 가격도 낮아지기 때문에 다들 (협상 상대인 지상파 3사와) 막판까지 협상 중인 상황인데 네이버는 이미 중계권 확보를 마치고 서비스 홍보에 나섰다”며 “이용자 선점효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중계권 계약 협상 중인 카가오는 오는 16일쯤 다음(DAUM) 포털과 카카오TV에 월드컵 특집 페이지를 개설할 계획이다. 카카오 역시 경기 영상과 함께 ‘오픈채팅’을 통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월드컵 기간에 이용자들의 오픈채팅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오픈채팅 월드컵 이벤트’를 함께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오픈채팅은 카카오톡 내 개방형 익명 채팅방으로, 카카오는 이 기능을 확대해 ‘오픈링크’라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용자들이 관심사 단위로 채팅방을 만들고 서로 모이는 서비스 특성상, 기존 카카오톡으로는 어려웠던 개인 맞춤형 검색광고가 가능하다.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시장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광고사업 실적 반등의 여쇠로 삼고 있다. 오픈채팅 이용자는 약 900만 명으로 알려졌다.
OTT 웨이브도 중계권 협상 중이다.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경기 중계뿐 아니라 ‘알렉스 퍼거슨’ ‘데이비드 베컴’ 등 축구와 선수 소재의 영화·드라마·예능·다큐멘터리 콘텐츠를 한데 모은 특별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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