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계 AXA손해보험은 2001년 국내 출범 이후 여러 차례 매각설이 이어졌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서 외국계 보험사가 살아남기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AXA손해보험은 당장 한국에서의 철수 계획은 없으며 한국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올해 취임 1주년을 맞은 기욤 미라보(사진) AXA손해보험 대표는 14일 “세계적인 그룹으로서 매각에 대한 논의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10년 후에도 한국에 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한동안 한국 시장에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AXA손해보험은 작지만 혁신적인 회사로 기술적인 측면에서 강점이 있고, 동남아시아 다른 지사에도 기술 지원을 할 수 있는 등 지리적 이점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라보 대표는 “AXA손해보험은 한국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남은 유일한 외국계 회사로 한국에서는 ‘빅4’ 보험사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독점체제는 고객에게 이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더 많은 해외 자본을 유치하려고 하지만 현실은 기반 시설이나 정책이 아직 매우 효과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미라보 대표는 교통사고로 인한 한방병원의 과잉 진료와 과잉 정비 문제는 한국 보험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한 모습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라보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자동차보험 진료비에서 한방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현재 당국에서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했으나 아직 많은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잉 정비 문제도 심각한 상황으로 보험금 누수를 야기해 결국에는 보험료 인상이라는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서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정비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소비자가 정비업체를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
미라보 대표는 2007년 AXA그룹에 합류해 AXA 알제리 생명보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부사장 등을 지냈고, 2019년 9월 AXA손해보험 CFO 겸 경영기획본부장으로 한국에 부임했다. 그는 지난해 대표로 취임 후 ‘앰비션(Ambition) 2025’를 새로운 목표로 내세웠다. 3대 중심축인 고객·직원·주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회사로 발전하겠다는 포부다. ‘기요미’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미라보 대표는 직원들과의 소통도 중시한다. 전국에 있는 보상 및 영업 센터 직원들을 매달 방문하고 월 2회 CEO 런치 세션을 통해 회사의 전략과 개인 생활을 공유하고 있다.
미라보 대표는 “그동안 한국 시장이 AXA손해보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듣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좀 더 인식되고 싶다”며 “악사의 목소리를 더욱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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