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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미국과 중국의 첫 만남

조영헌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조영헌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10월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국과 중국의 두 정상이 만났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양국 대표로 처음 대면한 자리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회담을 1차 냉전 당시 미소 정상회담과 비교했다.

보통 미국과 중국의 외교 관계는 1차 아편전쟁(중영전쟁) 이후 1844년 마카오 왕샤에서 체결된 왕샤조약이 그 시작인 것으로 기억하지만 실제 양국의 만남과 교역은 그로부터 60년 전인 1784년부터 시작됐다. 첫 만남을 주선한 선박은 ‘중국황후(Empress of China)’라는 이름의 3개의 돛을 가진 중량 360톤의 선박이었다. 양력 1784년 2월 22일 뉴욕을 출발한 중국황후호는 인도양 루트를 이용해 광저우에 입항했다.





당시 미국이 중국에 선박을 보낸 것은 영국 때문이었다. 미국은 1783년 파리조약으로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승인받지만 영국이 바로 미국에 대한 경제봉쇄를 시행하자 경제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미국 상인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려 국제 원양 무역을 개척한 것이다. 당시 중국황후호에 실린 미국인들의 수출품 가운데 최대 항목은 놀랍게도 북미에서 생산된 인삼이었다. 광저우의 중국인들은 독립국가인 미국 국민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 결국 ‘새로운 사람들(new people)’이라 부르며 배에 꽂힌 성조기를 ‘화기(花旗·flower-flag)’라 불렀는데 그로 인해 미국에서 온 인삼은 ‘화기삼(花旗蔘)’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미국인들은 화기삼 등을 팔아 녹차·홍차·도자기 등을 싣고 1785년 뉴욕항으로 돌아왔다.

‘중국과 미국, 무역과 외교 전쟁의 역사’를 쓴 중국계 미국학자 왕위안충은 “미국인은 독립 시기부터 중국을 신비롭게 두려운 곳이라 여겼는데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국은 현재의 중국을 잘 모른다”고 썼다. 안타깝게도 중국 역시 미국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인 것 같다. 신비와 두려움을 극복하는 첫걸음은 서로의 역사를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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