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에서 임신한 아내의 음료수에 낙태약을 몰래 넣은 남편이 기소됐다.
14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변호사인 메이슨 헤링(38)이 이달 초 임산부 폭행 등 2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헤링은 지난 3월 자신의 아내에게 임신 중 수분 공급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물을 건네기 시작했다. 당시 물의 색이 탁해 의아했지만 헤링은 “컵이나 수도관이 더럽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을 마시고 30분 후 아내는 경련을 일으켰고 심한 출혈까지 보여 응급실을 방문했다. 이런 증상을 경험한 아내는 헤링이 물에 낙태약을 섞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일주일 뒤 헤링은 아내에게 4잔의 음료를 건넸고, 아내는 “3개의 음료 안에 어떤 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으며 나머지 하나는 개봉된 상태의 오렌지 주스였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0일, 아내는 당시 별거 중이던 헤링이 자신의 집에 오는 날 그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확인하기 위해 지인 2명도 함께 초대했다. 헤링은 그때도 아내에게 음료를 건넸고 아내와 지인 2명은 그 안에 ‘알 수 없는 물질’이 들어있음을 알아차렸다.
이후 다음주께 헤링의 아내는 헤링이 작은 비닐봉지에 담긴 물질을 음료에 넣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헤링이 버린 쓰레기를 조사했고, 낙태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소프로스톨이 함유된 약을 발견했다.
이 장면들을 촬영한 헤링의 아내는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헤링은 11년간 아내와 결혼 생활을 이어오다 관계가 소원해져 지난 2월 별거 의사를 밝힌 뒤 집을 나갔다. 이후 두 사람은 부부상담을 받아왔고, 그러던 중 임신한 사실을 알게 돼 헤링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헤링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으며, 임신에 대한 불만을 문자메시지로 여러 번 표현했다. 이들 부부는 슬하에 6세와 2세 등 두 자녀를 두고 있었다.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가장 제한적인 낙태 금지법을 가진다. 텍사스주는 지난해 9월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된 시점인 약 6주 이후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이른바 '심장 박동법'을 시행했다. 강간이나 근친상간의 경우에도 예외 없이 낙태금지법이 적용되며, 임산부의 생명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을 때만 낙태를 허용한다.
헤링은 지난 5월 체포돼 3만 달러(한화 약 4000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으며, 다음 달 2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의 아이는 예정보다 일찍 태어났지만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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