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아무튼, 어린이


김이삭 헬로우뮤지움 관장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금리는 치솟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걱정인 나날이다. 사회경제적 시련뿐만이 아니다. 기후위기를 생각하면 퍽퍽한 현실만큼이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인류가 희망을 품는다면 그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기대와 책임감 때문이 아닐까. 이렇듯 ‘어린이’는 우리를 지탱한다. 우리의 미래를, 다가올 현실을 상상하게 하고 이를 실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렇다면 코로나의 시대,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거리 두기’를 먼저 배워야 했던 어린이들의 미래는 어떠할까. 그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현재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먼저 코로나 세대의 아이들에게는 지식보다 ‘창의와 협업’이 더 중요하다. 기존의 전문 직종이 사라지며 독립(independent)보다 상호의존(inter-dependent)이 강조되는 사회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첼 레스닉 MIT 미디어랩 교수는 미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네 가지 창의 코드를 말하며 상상력과 창의력 증진을 위한 ‘놀이’를 강조한다. 기실 ‘놀이’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17세기 시인이자 미학자 실러는 ‘놀이’가 개인의 미성숙한 부분과 도덕성을 승화시킨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교육철학자 존 듀이는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 즉 직접 경험하면서 놀이를 통해 배우는 것을 강조했다. 방정환 선생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아이들이 ‘꿈적꿈적’ 움직이며 건강히 자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아이는 뛰고 놀며 건강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학자들에 의해 이어져 왔다. 그러나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 아이들의 삶에서 ‘놀이’는 점점 축소되고 있다. 부족하기에 주장했으나 여전히, 어린이들이 뛰놀고 경험하는 공간은 부족하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의 중요성은 대부분의 공간에서 아이들의 주체성이 상실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가령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식탁에서의 영상 시청과 키즈카페는 달콤한 휴식이자 해방의 순간이다. 그러나 그동안 아이들은 수동적인 수용자로 길들여진다. 미디어 시청은 흥미롭지만 놀이 행위의 주도권을 앗아가고 키즈카페의 놀거리와 스태프들 또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지만, 아이들을 주체적인 주도자가 아닌 적극적인 수용자로 머물게 한다. 슬프게도 어른들이 이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바쁜 현실에서는 더 좋은 놀이의 장을 찾아갈 시간과 체력이 부족할 뿐이다.



제대로 할 수 없으니 포기하게 된다. 아이들의 ‘놀이’뿐만이 아니다. 아이 시절 ‘놀이’를 포기한 세대에게 연애, 결혼, 출산을, 나아가 꿈과 희망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이른바 인간관계마저 포기한다는 N포세대의 시절이다.

나는 이 복잡한 문제의 출발을 어린이의 ‘놀이’에서 찾고자 한다. 그들의 부모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발 벗고 나서서 미래 세대가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아이들이 마음껏 꿈적꿈적 움직이며 몸으로 체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어린이와 놀이’에 대한 근본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영상 콘텐츠와 키즈카페로는 미래 세대의 인재를 기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대체될 수 없는 놀이 문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때이다. 결국 어린이가 곧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앞다퉈 미래 세대에 투자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단적인 예로 스티브잡스 스쿨(Steve Jobs School)이 있으며 수업 시간도, 교과서도 없는 학교가 여러 곳에 설립돼 혁신적인 교육의 실험을 펼치고 있다. 반면 한국 현 정부의 예산 삭감은 ‘어린이’에 집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산이 삭감됐으니 어린이 교육은 그만큼의 타격을 입을 것이다. .

올해로 꼭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라는 개념을 주창한 지 100년이 됐다. 언제나 그래왔듯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와 지원은 어떻게 이뤄질지 묻고 싶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발행 ·편집인 : 손동영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어썸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