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높은 레벨의 선수입니다. 그를 오래 지켜보고 연구해왔습니다.”
우루과이 골키퍼 세르히오 로체트(나시오날)가 21일(이하 한국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로체트는 안와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손흥민이 첫 경기부터 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SBS 해설위원인 이승우(수원FC)도 손흥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우루과이 방송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이승우는 “손흥민 선수가 뛸 수 있을지 많이 궁금해하더라”고 전했다.
우루과이뿐 아니라 가나·포르투갈까지 한국과 맞붙을 H조 상대국들은 손흥민에게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흥민은 첫 월드컵인 2014년 브라질 대회 때만 해도 밝은 색깔 머리카락이 잘 어울리는 막내였지만 2022 카타르 대회의 손흥민은 동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든든한 주장이다. 2014년과 2018 러시아 대회까지 두 번의 월드컵에서 서러운 눈물을 쏟아내 ‘울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손흥민은 세 번째 월드컵에서 16강행 티켓을 들고 비로소 환한 미소를 지으려 한다.
2014년 홍명보호에서 가장 어렸던 손흥민은 숙소와 훈련장을 오가는 버스에서 인원 점검을 맡았다. 독일 레버쿠젠에서 시즌 12골 7도움을 작성하고 온 대표팀 에이스이기도 했다. 알제리와 2차전(2 대 4 패)에서 0 대 3으로 끌려가던 후반 5분 왼발로 1 대 3을 만드는 희망을 쐈다. 2018 러시아 대회에서는 프리미어리거의 위엄을 뽐냈다. 멕시코와 2차전(1 대 2 패)에서 0 대 2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에 만회골을 넣었고 독일과 3차전(2 대 0 승)에서는 50m 폭풍 질주에 이은 쐐기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을 무너뜨렸다.
손흥민은 알제리전 완패에 땅을 치며 눈물을 쏟았고 벨기에전 패배에 조 꼴찌로 탈락이 확정되자 더 많이 울었다. 멕시코전 뒤에도 눈물을 보였던 그는 독일전 기적의 승리 후에는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과 16강 좌절의 아쉬움에 또 울음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달 2일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입은 부상으로 4일 수술대에 오르면서 카타르 월드컵 참가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걱정을 낳았다. 손흥민은 그러나 부상 1주 만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앞만 보며 달려가겠다”며 ‘마스크 투혼’을 약속했고 16일 카타르 입성 후 검은색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쓴 채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24일 오후 10시 킥오프인 H조 첫 경기 우루과이전부터 출전하는 데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 손흥민은 월드컵 한국 선수 최다골 신기록, 월드컵 3회 연속 득점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현재 박지성·안정환과 같은 3골로 공동 1위이고 3회 연속 득점은 박지성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세 차례 월드컵 중 어쩌면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본인도 몰랐던 힘을 쏟아낼 수 있지 않을까. ‘캡틴 조로’로 돌아온 손흥민의 월드컵 시즌 3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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