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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자금시장 경색을 바라보는 한은의 속내는

모럴 해저드에 유동성 지원 고민

금융사 자구책 강조하면서도

연말 CP시장 불안 심화 우려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 영향 본격화

개별기업 리스크 시장확산 차단 방점

28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주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기준금리 인상 폭을 50bp(1bp=0.01%포인트)에서 25bp로 줄인 배경 중 하나로 단기자금 시장 경색을 거론했다. 한은이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단기 금융시장’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을 중심으로 시장 불안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한은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추가 지원책을 두고 이창용 한은 총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5일 한은은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이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28일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연말 연초 금융시장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해 점검한다고 밝혔다. 회의 종료 이후 질의응답이 예정된 만큼 추가적인 시장안정대책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총재는 24일 간담회까지만 해도 구체적인 대책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부동산과 관련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기업어음(CP) 시장의 문제로 추가 정책이 필요할지 정부와 금융 당국 간 논의가 있고 필요한 경우 한은도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다만 금리 인상 기조와 상충하지 않는 미시적 정책을 해야 하고, 한시적 정책으로 도덕적 해이를 막을 뿐 아니라 한은이 신용 위험을 지면 안 된다는 원칙도 있다”고 강조했을 뿐이다.





하지만 레고랜드 ABCP 사태 이후 나타난 신용 경계감에 금융기관의 연말 자금 수요 등으로 CP 시장에서 자금 조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그동안 자금시장 지원을 두고 고민한 것은 일부 증권사의 어려움이 전체 시장으로 확산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통화 긴축 상황으로 시장 전반의 유동성 위험이 확대되는 것은 맞지만 개별 기업의 신용 위험은 별개의 문제다. 이 같은 측면에서 부실 기업 정리가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지만 이번 레고랜드나 흥국생명 사태에 비춰볼 때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만큼 개별 기업 사태가 전체 시장의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문제는 단기자금 시장이 부동산 경기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증권사의 PF 대출이 급증하면서 단기 금융시장은 부동산 시장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한은에 따르면 2014~2022년 은행의 PF 대출이 6조 9000억 원 늘어나는 동안 증권사 등 비은행권은 70조 1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도덕적 해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고민거리다. 이 총재도 “증권사나 캐피털사들은 부동산 시장이 굉장히 좋을 때 많은 돈을 벌었기 때문에 기관 대부분은 버틸 힘이 있다고 본다”며 “그동안 벌었던 돈을 이용해 위기에 대한 자구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시장 불안의 근본적 배경이 금리 상승인데 한은으로서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은 물가가 목표 수준인 2%에 충분히 수렴한 것을 확인한 뒤에야 금리 인하를 논의할 방침이다. 내년 1분기 최종금리 3.5%에 도달하더라도 중립금리보다 높은 금리 수준을 지속한다면 부동산 시장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한은이 통화 긴축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미시적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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