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룰루레몬·레고 등에만 새벽줄”…“사이버 먼데이까지 소비분산될 듯”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소비분석



뉴저지 파라무스의 가든 스테이트 플라자의 룰루레몬 매장 앞. 오전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인데도 수십 명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파라무스=김영필 특파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인 25일(현지 시간), 엇갈리는 소매 전망과 애플사 주가하락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증시가 오후1시에 일찍 마쳤는데요. 나스닥이 0.5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03% 내린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5% 상승했습니다.

이번 주 내내 거래량이 평소의 절반 정도 수준인 날들이 이어지고 있죠. 종목별로는 중국 폭스콘 노동자 시위에 따른 공급 우려에 애플이 1.96% 떨어졌는데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가 확대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하방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달러인덱스가 한때 106.4까지 오르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3.75%까지 뛴 것도 나스닥에 부담을 줬는데요.

이날 월가의 관심은 소비였습니다. 오늘은 추수감사절 온라인 매출 현황과 블랙프라이데이 현지 상황, 다음 주 핵심 일정을 짚어보겠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쇼핑객 양극화 한산한 매장 많아”…“추수감사절 온라인 매출 2.9% 상승 vs 9% 증가”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코로나 이전 같을 것이라던 2022년 블랙프라이데이는 어땠을까요. 이날 오전6시30분에 뉴저지 파라무스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웨스트필드 가든 스테이트 플라자를 찾았습니다. 대형 쇼핑몰에 메이시스(Macys), 노드스트롬(Nordstrom), 니만 마커스(Nieman Marcus) 등이 한 데 붙어 있는 곳인데요. 블랙프라이데이인 이날은 오전7시에 문을 열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매장을 찾는 이들이 적지는 않으나 코로나 전처럼 많지도 않으며 △새벽에 수십 명씩 줄 선 곳은 룰루레몬(Lululemon), 배스&바디 웍스(Bath&Body Works), 레고 등에 불과했고 △메이시스에는 들어가기 위해 줄 선 사람이 없었음 등입니다.

새벽에 문을 열자마자 고객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도어버스터(doorbuster)는 이제 사라진 듯한데요. 도어버스터는 온라인 쇼핑 증가에 코로나19 이전부터 줄긴 했지만 코로나19로 중단됐었죠. 그런데 사실상 정상화한 올해도 이랬으니 앞으로도 이 모습은 많이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온라인과 코로나 영향에 오프라인을 찾는 이들이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겠죠. BMO 캐피털의 시메온 시겔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블랙프라이데이에 줄을 서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고 지역별로 매장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가든 스테이트 플라자의 메이시스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맨해튼 34번가 헤럴드 스퀘어 앞 메이시스는 오전6시에 개장함에도 상당 수의 쇼핑객과 관광객들이 문을 열기를 기다렸다가 입장했죠.

확실한 건 양극화입니다. 가든 스테이트 플라자 내에서도 배스&바디 웍스는 오전6시50분께에도 40~50명이 입장을 대기했습니다. 룰루레몬도 오전7시 개장 전에 20여명이 늘어서 있었고 7시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몰렸는데요. 바로 옆 언더 아머(Under Armour)와 갭(Gap)에는 고객이 없었습니다. 대조적이었는데요. 레고처럼 팬층이 확실한 매장 역시 문을 열기 전부터 20명 가까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은 스타워즈에 있었는데 팔콘은 세일을 하지 않더라고요.

아마존의 삼성TV 블랙프라이데이 가격. 아마존 화면 캡처


집 근처 타깃은 한산했습니다. 평일보다 못했는데요. TCL의 65인치 UHD TV는 할인 폭이 400달러나 되지만 달랑 1대만 팔렸습니다. 부츠와 의류는 40% 할인을 했는데 의류 코너에는 두 가족 정도만 보였는데요. 장난감은 1개 사면 1개는 50% 할인이었는데 레고는 제외였습니다. 주차장도 10분의 1도 안 채워졌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뉴욕 웨스트체스터 지역의 블랙프라이데이 분위기를 전하면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마운트버논의 한 타깃 매장은 평소보다 두 배 정도밖에 붐비지 않았고 대부분의 쇼핑객들은 조금만 사서 나갔다”고 전했는데요. 시카고 북부의 타깃 매장도 평소와 같았고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의 메이시스는 신발 매장에는 사람이 제법 있었지만 가구 코너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당초 마스터카드는 올 블랙프라이데이 때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18% 증가하고 온라인은 3.7%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요. 오늘 상황만 본다면 일단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생각보다는 적을 수 있겠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더 그런데요. 추수감사절 온라인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2.9% 증가한 52억9000만 달러라는 게 어도비 애널리틱스 분석인데요. 어도비는 11~12월 연휴시즌 매출 증가를 2.5% 정도로 보고 있는데, 그보다 좋은 거죠. 반면 세일즈포스는 9%나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어도비 분석대로 추수감사절 온라인 매출이 2.9% 증가했다고 할 경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7.7% 증가했으니 단순 계산으로만 -4%대입니다. 세일즈포스 전망(9%)을 따르더라도 의미가 많이 희석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이 생각보다 나쁘면 연휴시즌에 대한 걱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7%대 인플레이션 감안하면 소비증가폭 적어”…“미 가계, 같은 물건 사는데 지난해보다 430달러 더 써”


실제 물가상승률 대비 할인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문제인데요.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제품들의 추수감사절 평균 할인폭은 31%로 지난해보다 7%포인트(p) 높지만 2019년(33%)보다 낮습니다. 2019년 CPI는 1.5~2.0% 안팎이었는데요. 롭 가프 세일즈포스 소매담당 부사장은 “온라인 판매 증가는 주로 수십년 만의 최대인 인플레이션 탓”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실질 가격은 더 높고 판매량은 적다는 얘기가 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가 끝나고 금요일에만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쇼핑을 위해 매장을 방문할 것이며 이는 집에서 쇼핑을 했던 지난 2년과 다른 것”이라면서도 “올해는 높은 휘발유값고 식료품 가격에 많은 가계들이 쪼들리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다만, 전체적인 소비가 어떻게 될지 헤아리는 것은 좀 복잡합니다. 오프라인의 약세가 온라인 강세를 의미할 수도 있는데요. 최소 블랙프라이데이의 오프라인 상황이 인상적이지 않다는 점만큼은 분명하지만 아직 두고 봐야 할 요인들이 남아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휴 소비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이상한 연휴시즌”이라며 “신호가 너무 엇갈린다”고 했죠.

앞서 전미소매협회(NRF)는 추수감사절(목)부터 주말을 거쳐 사이버 먼데이(월)까지 쇼핑객이 1억663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800만 명 증가할 것이라고 봤는데요. 이 전제가 맞다고 하면 어디서든 소비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우선 블랙프라이데이가 지나도 토~일 주말과 월요일의 사이버 먼데이가 있는데요. 비벳 판디아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의 선임 애널리스트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가치를 극대화하기를 원한다”며 “많은 이들은 사이버 위크에 최고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세인트루이스 연은


이는 월가 생각보다 쇼핑시기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데요. ‘코로나19 이전 같은 블랙프라이데이=블랙프라이데이 중심으로 소비집중’의 의미인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지난해보다는 덜 하지만 월마트는 7일부터 ‘블랙프라이데이 딜’을 시작했고 베스트바이는 20일부터, 메이시스는 20일부터 26일까지 할인을 적용해주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도 눈치작전이 극심한 듯합니다. 캡티파이(Captify)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월마트의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검색량이 지난해 대비 386% 폭등해 지난해 1위였던 아마존을 몰아내고 선두에 섰는데요. 아마존은 4위에 그쳤다고 합니다. 월마트 역시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디가 더 좋은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뜻일텐데요. 제인 할리&어소시에이츠의 제시카 라미레즈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할인폭은 10월과 비슷하다. 메이시스 코치, 랄프 로렌 등은 1년 전과 거의 같은 수준의 할인을 제공해 이익을 보호하면서도 가능한 한 많은 재고를 팔려고 한다”며 “사이버 먼데이에 더 큰 폭의 할인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으로 소비가 분산되는 그림을 그린다고 하더라도 신용카드 잔고액 급증과 지속적인 긴축효과를 함께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높지요. 현재로서는 4분기 침체가 없지만 내년에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리스크죠. 또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주간 소비가 생각만큼 많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고요.

크리스 호버 JP모건 소매담당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만약 소비자가 이번 주에 쇼핑을 하더라도 곧 소비를 중단한다면 기업들은 고객들이 필요한 것이나 할인이 있을 때만 쇼핑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전헀습니다.

실제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10월 CPI를 분석해본 결과 인플레이션 탓에 미국 가계가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지난해보다 평균 433달러를 더 지출했다고 하는데요. 9월 수치 445달러보다 약간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습니다. 430달러씩 12달을 계산하면, 1년에 5160달러(약 690만원)를 더 쓰는 꼴이 되는데요. 그만큼 다른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12월 FOMC 앞두고 30일 파월 의장 연설 중요”…“12월 랠리와도 내년 상반기 쉽지 않을 수도 vs 위험자산 선호 되살아나”


이 같은 분석들 때문에 12월 산타랠리가 오더라도 내년에 증시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결국 경기침체 때문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내년 1분기를 전후로 금리인상을 중단하더라도 이를 당분간 가져갈 가능성도 높구요. T3라이브닷컴의 최고 전략책임자인 스콧 레들러는 “연말 산타랠리 이후 내년 1분기에 시장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나는 연준이 1분기에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지만 이를(최종금리를) 1년 내내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주식이 나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샘 스토발 CFRA 리서치의 최고투자책임자는 “나는 시장이 경기침체를 정확히 예측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도 “내년 상반기에 침체가 올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으며 이 때문에 주식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했는데요.

반면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되살아 나고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1차로는 연준이 덜 매파적인 게 원인인데요. 플로우뱅크 SA의 에스티 드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더 비둘기파적인 연준 의사록의 정서가 있으며 성장이 둔화하는 어떤 지표도 인플레이션을 더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요.

블룸버그는 연준의 정책변화에 대한 기대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을 다시 이끌고 있다고 봤습니다. 10월과 11월 고금리 회사채에 136억 달러의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다고도 하는데요. 하지만 이는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을 확 낮추고 경기침체도 피하는 연착륙을 해야 가능한 그림이긴 합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30일 연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결국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는데요. 산타랠리, 그리고 미국 경기에 관해 조금 더 알 수 있는 이벤트가 다음 주에 이어집니다. 당장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0일 브루킹스연구소와 ‘경제전망과 노동시장(The economic outlook and Labor market)’이라는 주제로 대담을 하는데요. 주제 자체가 아주 중요합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12월 FOMC 이전에 파월 의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그런데요.

노현철 쿡(Cook) 캐피털 그룹 매니징 파트너(전무)는 23일 ‘3분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비둘기파 색채를 띄었던) 11월 의사록처럼 파월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매파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적정 수준의 발언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는데 그럴 가능성이 분명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으며 금리 속도조절을 앞두고 조기 피벗(Pivot·정책전환, 금리인하를 의미)에 대한 기대를 차단하기 위해 고민하는 상황에서 굳이 먼저 나설 이유가 없지요. 30일 발언은 정말 입체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2일에 있을 11월 고용보고서도 핵심인데요. 슈왑의 채권 수석 전략가 케시 존스는 “고용보고서가 전부다. 우리는 모두 연준이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안다”고 했습니다. 현재 레피니티브는 20만8000개 증가, 블룸버그 집계치는 20만 개입니다. 10월이 26만1000개였으니 전망치는 뚜렷한 감소이긴한데요. 결과적으로 실제 수치가 중요하겠습니다.

연준에 관한 11월 FOMC 회의록 분석도 ‘3분 월스트리트’가 가장 앞섰는데요. 연준에 관한 해석과 전망은 꼭 ‘3분 월스트리트’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섬머타임 종료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