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예산안에 발목…규제개혁은 '언감생심'

차일피일 밀리는 규제혁신회의

내년 설비투자 8%↓ 전망에도

10월 이후 한차례도 진행 못해


기업 경영을 옥죄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 6월 출범한 ‘경제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의 4차 회의가 한 달 넘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TF 팀장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정쟁으로 국회에 발목이 묶인 탓이다. 1%대 저성장을 앞두고 규제 혁파를 통한 기업 투자 유인이 시급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정쟁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릴 예정이었던 경제규제혁신 TF 4차 회의는 내년 초로 미뤄졌다. 추 경제부총리가 직접 주재하는 경제규제혁신 TF는 출범 당시 ‘매월 1회 회의 개최’를 원칙으로 세웠지만 10월 17일 3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은 어렵더라도 40일에 한 번꼴로 반드시 회의를 열었지만 예산안 대응 등 부총리의 국회 일정이 길어져 4차 회의는 내년 초로 미뤘다”고 말했다. 여야는 예산 감액 규모와 법인세 인하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정부 편성 예산안 자동 부의)이 시행된 후 정기국회 내(12월 9일) 예산안 처리가 불발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은행(1.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등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기업 규제를 혁파할 회의가 차일피일 미뤄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내년 기업 투자 증가율이 -3%대까지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 기업의 투자 여력을 늘리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은 내년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8.2%, 한은은 -3.1%로 제시했다. 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팀장 역시 “내년 고용 둔화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비자 확대 등을 통한 외국 인력 유입 확대 등 개선해야 할 규제가 산적하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 “규제 개혁은 핵심 어젠다”라고 포부를 밝힌 것에 비해 눈에 띄는 규제 개혁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제규제혁신 TF는 세 차례 회의를 열어 자율주행 로봇의 인도(人道) 및 공원 출입 허용, 택배차 적재량 1.5톤에서 2.5톤으로 확대 등 총 110개의 규제 개선 과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주말 영업 제한이나 비대면 진료, 타다·우버 등 차량 공유 서비스 확대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굵직한 과제들은 빠졌다.

경제규제혁신 TF에 참여하는 한 인사는 “기업 경영을 방해하는 손톱·발톱을 깎아내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규제를 풀어내는 것”이라며 “기업 경영 현장에 수만 가지의 규제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110개라는 숫자가 많은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부도 이런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규제 개선 과제의 수가 아니라 질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부처 간 협의, 기업 경영자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기회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