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0.7%를 기록했다. 전달 11%대까지 치솟은 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10%대로 내려오면서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통계청(ONS)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1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0월(11.1%)은 물론, 시장 전망치(10.9%)보다도 낮은 수치다. 변동 폭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3%를 기록해 10월 상승률(6.5%)을 밑돌았다. ONS는 “자동차 연료 가격 하락이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1년 반 가까이 꾸준하게 이어지던 물가 상승세는 일단 멈추게 됐다. 특히 최근 발표된 미국과 유로존의 지난 달 물가 상승률도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오는 모습이다. 미국의 11월 CPI는 전년 대비 7.1% 상승해 지난해 12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적었다.
오는 15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영국 중앙은행(BOE)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지난 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3.0%까지 올린 영국이 금리 인상 폭을 줄이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의미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완화했다는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수렌 티루 잉글랜드 앤드 웨일스차터드 회계연구소 경제수석은 “이번 CPI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음을 시사하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률은 불안정할 정도로 높아 기업과 국민 생활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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