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계열사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전환우선주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주주를 위해 다수 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주주들의 비판이 나오자 지원안을 '백지화'한 것이다.
태광산업은 14일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기여하고 현재 보유 중인 가용자금을 활용한 안정적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환우선주 인수를 검토했다”면서도 “상장사로서 기존사업 혁신 및 신사업 개척에 집중하기 위해 이를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흥국생명의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태광산업이 제3자 배정방식으로 흥국생명이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를 4000억원 규모로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태광산업 2대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며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에 보낸 서한을 통해 “최근 흥국생명의 유동성 리스크에 따라 흥국생명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는 흥국생명의 주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유증 참여는 대주주가 독식하고 위기 상황만 소수 주주와 공유하겠다는 발상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흥국생명 주식을 1주도 갖고 있지 않은 태광산업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와 다름없는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태광산업 주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며 상법상 금지된 신용공여행위라고 주장했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56.3%를 갖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도 이 전 회장 일가와 대한화섬 등 관계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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