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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벌집 막내아들' 박지현, 소소하지만 확실한 욕망

'재벌집 막내아들' 박지현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박지현은 욕망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는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무언가를 욕망하는 건 악이 아니라고 말하며 자신과 다른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고 했다. 캐릭터와 다르게 박지현의 욕망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는 하루의 행복에 감사할 줄 아는 삶을 사는 중이다.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연출 정대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박지현은 현성일보 사주 장녀로 순양의 후계자와 결혼하려는 욕망을 지닌 모현민 역을 맡았다. 모현민은 장손 진성준(김남희)이 아닌, 막내 진도준(송중기)를 후계자로 점찍지만, 진도준에게 거절당하고 결국 진성준과 결혼한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박지현은 의도적으로 원작 소설을 피하면서 대본을 읽었다고 회상했다. 전작 '유미의 세포들'에서 원작을 봤던 그는 원작과 대본 사이에서 혼동될 경우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본을 보면서 계속 소름이 돋았어요. 제가 90년대 생활을 기억하지 못해서 그런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진도준이 자신에게 놓인 상황들을 헤쳐나가는 부분도 재밌었고요. 반전과 갈등이 흥미로워서 정말 빠르게 읽었죠. 대본에 나오는 웬만한 상황들을 알고 있는 것도 좋았어요. 이 부분을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스틸 / 사진=JTBC


모현민은 순양을 물려받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계속해서 계산하며 살아간다. 자칫 악역으로 비칠 수 있는 인물. 박지현은 어떤 드라마든 악역은 없다는 일념으로 캐릭터 자체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모현민의 입장에서 그를 이해하면서 연기했을 때 시청자들도 모현민에게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캐릭터에게는 목적과 정당성이 있어요. 도의적으로 어긋나거나 윤리적인 문제가 생기더라고 그 사람에게 그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는 거고, 삶의 존재 이유가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모현민의 입장에서 연기했기에 모두 이해가 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모현민처럼 살고 싶은데, 용기와 환경이 부족해서 그러지 못한 경우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저도 그렇고요. 모현민을 통해 시원하고 솔직하게 야망을 드러낼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웃음)

아무리 이해가 됐다고 하더라고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되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건 어렵지 않았을까. 박지현은 평소 성격이 유한 게 오히려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떤 사건이나 갈등이 생겨도 '그럴 수 있지?'라고 넘어가는 삶의 태도가 캐릭터에도 적용된 것이다.

"어떤 사람이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는 걸 생각하고 자랐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시청자 입장에서 캐릭터가 말이 안 되더라도 그럴 수 있는 거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말이 되는 일만 하고 살지는 않으니까요. 어떤 캐릭터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건 배우가 하기 나름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모현민에게 가장 공감이 됐던 지점은 외로움이었다. 모현민이 큰 욕망을 갖고 순양가에 시집왔지만,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은 일이 많기에 후회하고 있을 거라고. 큰 집에 남겨져서 기댈 곳 없이 혼자 지내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보이는 모현민의 모습에서 연민을 감정을 느꼈다.



재벌가의 화려한 스타일링도 화제가 됐다. 박지현이 가장 크게 신경 쓴 것도 이 부분이었다.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을 만들어가면서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특히 20대와 40대 모습을 모두 표현해야 됐기에 다양한 스타일링은 필수였다.

"모현민은 패션에 관심이 많고, 이를 드러낼 줄 아는 캐릭터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8~90년대 명품 브랜드 패션쇼를 참고하면서 영감을 얻었죠. 유행에도 민감했을 거예요. 혼자 빈티지 숍에서 구매하고, 소품은 해외 직구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과거 메이크업을 재현해야 됐기에 예전 사진과 영상을 찾아보면서 연구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아이섀도우과 립스틱 색깔을 시도했습니다. 화면에서는 조명이 밝아서 많이 도드라지지 않아 아쉽더라고요. 모현민의 스타일링은 뼈를 간 걸작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공개된 '재벌집 막내아들'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박지현은 아직 체감하진 못하지만, 지인들과 가족이 좋아해 주는 걸 보면서 실감하고 있었다. 그는 시청자 입장에서 똑같이 작품을 즐겼다고 말했다.

"워낙 대본이 재밌었고, 캐스팅된 선배님들도 멋있어서 어느 정도 드라마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그런데 이 정도의 반응이 올 줄은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체감할 수 있는 반응은 시청률이잖아요.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영광이에요."



모현민이 순양을 욕망하듯, 박지현은 행복을 갈구한다. 그는 자신을 두고 하루살이라고 표현할 만큼 하루의 행복을 추구하는 편이었다. 욕심 없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는 삶이다. 일각에서는 왜 이렇게 태평하냐고 걱정하지만, 박지현은 이런 삶이 행복하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에요. 예전에는 고민도 많고 힘들어서 잠을 못 자던 시절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래봤자 제 손해더라고요. 결국 저는 연기가 재밌어서 평생 직업으로 선택했잖아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기에 매일 행복하게 연기하면서 살고 싶어요."(웃음)

박지현이 배우를 평생 직업으로 삼게 된 건 어린 시절 형제들과 함께한 역할극 놀이부터다. 그때 즐거움을 느꼈지만, 막연하게 강원도 출신이라는 이유로 배우가 된다는 일은 꿈꾸지 못하고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한 번 사는 인생, 해보고 싶은 거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고,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상경해서 자취하면서 무작정 연기 학원을 찾아갔어요. 그렇게 연기를 배우다가 내부 공개 오디션을 봤죠. 기획사가 참관했는데, 지금의 소속사인 나무엑터스 관계자가 오셔서 미팅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 2017년에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로 데뷔해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거죠."

"그동안 배우 생활을 돌이켜 보면, 기쁜 일도 있었고 슬픈 일도 있었어요.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좌절했던 순간은 있었지만, 한 번도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어요. 그렇기에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많기 때문에 전 행복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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