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6만 원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12월15일 이후 처음이다. 역대급 실적 쇼크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성적표가 공급·투자 정책 수정을 불가피하게 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3%(1200원) 오른 6만 2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12월15일 이후 처음으로 6만원선을 회복했다.
역대급 실적 쇼크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성적표가 공급·투자 정책 수정을 불가피하게 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에 기록한 잠정 영업이익률 6.1%는 2009년 1분기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며 "팬데믹 버블이 붕괴되고 남은 잉여 캐파(생산 능력)와 재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감산과 투자 감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예측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투자를 줄인다고 해도 경쟁사와 같이 전년 대비 50∼70%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는 크게 줄이지 않더라도 라인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유지보수를 통해 전체 웨이퍼 스타트(wafer start)를 줄여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공급·투자 축소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호텔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시설 투자 감축 계획에 대한 질문에 “줄이겠다고 공식 발표한 적도 없고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